배우 박은빈(24)표 비글미를 상상이나 해봤던가. 지난달 27일 종영한 JTBC 금토극 '청춘시대'를 통해 박은빈은 파격적인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 그간 보여주던 청순과 단아의 틀에서 벗어나 음담패설과 음주가무를 즐기는 모태솔로 송지원 캐릭터로 분했다. 우려와 달리 완벽하게 송지원이란 옷을 입고 거닐었다. 어색함은 찾아볼 수 없었다. '진짜 송지원의 모습이 실제 박은빈이 아닐까'란 착각이 들 정도로 완벽하게 소화했다. 새로운 도전을 마친 박은빈은 "이번에 송지원을 연기하면서 희열을 느꼈다"면서 "연기적인 갈증이 해소된 것 같다"고 환하게 웃었다. 해맑게 웃는 박은빈의 모습에서 긍정적인 에너지가 한껏 뿜어나왔다.
-감독님이 '도토리들'이라고 불렀다고 들었다.
"부인할 수 없었다. (류)화영이만 크고 다들 키가 비슷비슷했다. 포스터 촬영 때 처음 만났는데 서로 키 신경 안 써도 된다고 좋아했다. 감독님은 유쾌한 에너지가 있는 지성인이시다. 세심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챙겨주신다. 디렉팅도 확실하게 해주셨다. 박연선 작가님의 유머 코드를 더욱 증폭되게 찍어주신 것 같다. 현장에서 감독님이 추가하신 애드리브도 많았다. 박연선 작가님과 이태곤 감독님이 함께했기에 이런 작품이 나온 것 같다. 두분께 감사드린다."
-이미 탈고된 대본으로 촬영에 들어갔다.
"12회 끝까지 대본을 보고 나서 이러한 흐름을 가지고 가는 인물이라는 걸 이해할 수 있어서 매력있다고 느끼고 출연을 결심했다. 못 봤다면 조금 더 망설였을 것 같다. 아무런 사연 없이 미친사람 콘셉트인가 생각했을 것 같다."
-수컷들의 밤에서 대활약했다.
"개인적으로는 분위기를 주도하고 이끌어가야 해서 체력적으로 힘든 부분이 있었는데 재밌었다. 전체 12회 동안 출연진이 가장 많았던 장면이다. 아침부터 시끌벅적했다. 이틀 밤을 새고 감독님이 촬영했는데 '이 많은 인물과 장면을 찍어야 하는데 골치가 아프다'고 하셨던 기억이 난다. 무반주로 춤추는 장면을 촬영했다. 방송을 통해 보니 음악이 깔렸더라. 그런 음악이 깔릴 줄 몰랐다. 당황스럽기도 하고 민망하기도 했다. 하지만 재밌게 봐주신 분들이 있어 다행이다."
-아역 출신이란 꼬리표를 이젠 확실하게 뗐다.
"개인적으로 아역이란 꼬리표가 꼬리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아역을 하면서 이 작품, 저 작품 출연할 때마다 나의 얼굴을 새롭게 봐주시는 것 같았다. 그 이유에 대해 아직 내 얼굴을 확실하게 인식하지 못하셨다고 생각했다. 지금 되돌아보면 이게 더 행운이었던 것 같다. 연기 경험은 아역부터 꾸준히 해서 쌓을 수 있었는데 항상 뉴페이스로 봐주시니 좋았다. 그래서 '아역 꼬리표'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다."
-'청춘시대' 통해 배운 점이 있다면.
"송지원이 나랑 달랐기 때문에 나에 대해 많이 알게 됐다. 송지원의 모습을 많이 생각해야 했기 때문에 왜 이렇게 대사가 선뜻 입밖으로 안 나올까 생각해봤는데 평소 쓰지 않는 말이기도 했고 송지원과 박은빈이 다르다는 걸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어땠나.
"호흡이 되게 잘 맞았던 것 같다. 다들 겹치는 게 없이 각자 개성이 뚜렷했다. 감독님께서 캐스팅을 정말 잘해주셨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