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 수석부회장 "8명 대의원 직접 섭외 안했다"…1인당 3000달러씩 총 15만달러 비용은?
"강 수석부회장으로부터 베트남 프로암에 함께 가자는 제안을 받은 게 사실이다. 그러나 거절했다. 그 이유는 베트남 프로암에 다녀오면 3월 정기총회 임원진 선거 때 아무래도 강 수석부회장에게 표를 던져야 하는 부담감 때문이었다."
KLPGA의 대의원 B 프로가 동료 L 프로에게 한 얘기다. L 프로에 따르면 이번 베트남 프로암을 두고 일부 참가 프로들은 큰 부담을 느꼈다고 한다. KLPGA의 또 다른 한 대의원은 "(베트남 프로암에) 대의원이 1명이라도 포함되면 (나중에) 문제가 될 것"이라고 경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프로암은 최근 두 차례(2015·2016년) 연속해서 열렸다. 그 전에도 P 회장이 강춘자 수석부회장 등에게 부탁해 최소 두세 차례 이상 더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그런데 이 문제가 올해 본격적으로 수면 위에 떠오른 것은 여러 소문 때문이다.
그 내용은 큰 줄기상 "강 수석부회장이 베트남 프로암 멤버를 모집하고 있다" "그 프로암에 가면 큰 사례비를 받는다더라. 생각보다 많은 돈을 준다" 등 두 가지다. 이런 소문은 결과적으로 정회원들이 '베트남 프로암에 초청된 프로'와 '초청받지 못한 프로'로 갈리는 모양새가 됐다. 그 과정에서 현직 대의원 8명이 포함됐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의혹은 증폭됐다.
KLPGA는 3월 29일 정기총회를 앞두고 있었다. 이 정기총회는 67명의 대의원이 모여 앞으로 KLPGA를 이끌 신임 수석부회장과 부회장 등 임원을 선출하는 자리다. 다시 말해 KLPGA의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것이다.
이에 앞서 강 수석부회장은 대의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그는 2008년 제1차 이사회 의결 사항(임원은 중임 또는 연임으로 8년 이상 할 수 없다·KLPGA 정관 중 '임원 연임 및 중임' 조항)을 어기고 신임 수석부회장직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강 수석부회장은 2008년~2011년까지 부회장직 4년과 2012년~2015년까지 수석부회장직 4년을 더해 지난해 이미 총 8년의 '임원 연임 및 중임' 조항을 채웠다. 그럼에도 '임원 임기'가 정관에 명시되지 않아 '법적 효력이 없다'는 억지 논리를 앞세워 신임 수석부회장 후보로 나섰다.
이런 상황에서 8명의 대의원이 베트남 프로암에 다녀온 것으로 알려지자 다른 후보자를 지지한 대의원들에게 거센 반발을 샀다. KLPGA 한 대의원은 "올 초만 해도 당선 가능성이 낮았던 강 수석부회장이 베트남 프로암을 계기로 전세가 달라졌다. 결국 베트남 프로암으로 득을 본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현 강 수석부회장은 2016 KLPGA 정기총회에서 전체 대의원 67명 가운데 26표를 얻어 이영귀(17표)·이오순(15표)·김순미(9표) 등 후보자를 따돌리고 재선에 성공했다. 과반수의 표를 얻지 못했다는 것은 판세가 박빙이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강 수석부회장은 이에 대해 "베트남 프로암은 시기적으로 수석부회장 선거 출마를 결심하기 전에 진행됐다. 내가 대의원들의 표를 모으려고 했다면 왜 8명만 데리고 갔겠는가"라고 반문한 뒤 "프로암 참가 선수 일부는 주최(T사) 측에서 결정(5명)했고, 그 나머지 선수는 내가 잘 몰라서 후배 프로 A에게 부탁한 것인데 공교롭게도 현직 대의원이 있었을 뿐이다"고 해명했다.
이 베트남 프로암과 관련해 정회원들이 주장하는 '강 수석부회장의 사전 선거운동 의혹'도 밝혀져야겠지만, 프로암의 구체적인 실체와 규모에 대한 궁금증도 풀어야 한다.
다시 말해 참가자 1인당 3000달러씩 총 6만9000달러가 정확히 누구의 돈이냐는 것이다. 프로암 참가 인원 23명의 2박 4일 일정의 왕복 항공료와 식사, 숙박비 등 체류비를 포함하면 적어도 총비용이 15만 달러(약 1억5000만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이뿐 아니라 2015년 현지에서 진행된 프로암 이후 '술자리 파문'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KLPGA 일부 정회원들은 "강 수석부회장이 자신의 세를 키우기 위한 수단으로 P 회장의 베트남 프로암을 수년 동안 적극 활용한 것이 아니냐"고 강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