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수석부회장 강춘자)가 약 7만 달러의 '베트남 프로암 의혹'에 휩싸였다.
최근 7개월 동안 KLPGA 정회원들 사이에서는 지난 2월 베트남에서 진행된 '2박 4일 일정의 베트남 프로암'에 대한 의혹 제기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프로암은 2월 26~29일까지 베트남 남부 도시 호찌민 인근에서 진행된 행사로, KLPGA 정회원 23명이 참가했다.
해당 프로암은 같은 기간 중 27일에 열렸으며 베트남 진출 한국기업인 T사 P회장과 베트남 정·재계 인사들이 대거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의 프로암이 프로 1명과 아마추어 3명이 한 조로 구성되는 만큼 이날 프로암 참가 인원은 프로 23개 조에 최소 92명 정도가 참가한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 프로암은 지난해에도 열렸고 과거에도 여러 차례 진행돼 왔다. 문제는 이 베트남 프로암을 현 KLPGA 집행부의 사실상 수장으로 회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는 강춘자 수석부회장 등 극소수를 제외하고 KLPGA 일부 임원과 일반 정회원들은 정확히 모른다는 점이다. 이는 점조직처럼 특정인이 자신의 입맛에 맞는 프로들만 '암암리에 초청'하기 때문으로 파악됐다.
이 같은 사실을 최근에 접한 KLPGA 정회원들은 "도대체 누가 어떤 목적으로 무엇을 위해 수년째 '베일 속 베트남 프로암'을 진행해 왔는지 밝혀라"고 협회 측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 프로암은 KLPGA 강춘자 수석부회장이 한중심에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 수석부회장은 사실상 프로암 참가 프로들의 섭외를 담당하는 역할을 했고, 참가자 1인당 3000달러에 달하는 사례비를 현금으로 직접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KLPGA 정회원들이 더 크게 문제를 삼는 핵심 포인트는 이 프로암에 참석한 8명의 대의원이다. 프로암이 열린 시기가 KLPGA 임원진 선거가 있는 정기총회(3월 29일)를 불과 한 달여 남겨 둔 시점이기 때문이다.
정회원 C 프로는 "협회가 '프로암 사례비 현장 지급 불가 규정'을 위반했을 뿐 아니라 강 수석부회장은 선거권이 있는 대의원들을 대거 베트남 프로암에 불러 사전 선거운동을 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KLPGA 김남진 사무국장은 "통상의 프로암이다. 협회는 프로암 개최 규정에 따라 적정 인원 이상이면 프로암 공인료를 받고 승인해 주고 있다"며 "각각의 프로암이 진행되는 구체적인 내용은 정확히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