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로 술을 마셔야 했다. 그래서 몹시 불쾌했다." "내가 술을 따라야 하는 상황이었다. 기분이 정말 나빴다."
베트남 프로암이 여러 해 동안 진행되면서 '그들만의 잔치로 좋은 일'만 있었던 것은 아닌 것 같다. 2015년과 2016년 행사 때 일로 프로암이 끝난 뒤 만찬이 이어졌고 특정인들의 술자리가 길어지면서 불편한 상황이 발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시 말해 프로암 참석 선수 가운데 술을 잘 못하는 일부 프로 입장에서는 여흥으로 이어지는 술자리가 대단히 곤혹스러웠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이 자리에 참석한 D프로와 다른 프로들의 입장까지 종합해 보면 '술 시중 드는 아가씨도 아니고 이게 뭐냐' '다시는 이 프로암에 오지 말아야겠다' 등으로 요약된다. 또 폭탄주가 돌았고 특정 선배 등이 후배에게 "(술을) 마셔라"고 강권했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일부 참석 프로들은 거부했지만 억지로 술을 마실 수밖에 없었다는 게 그때의 전언이다.
문제는 2015년 프로암 참석자 P프로가 당시 사건의 중심에 있었지만 그 누구도 그때의 진실을 말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있다. J프로는 "나는 작년에 가지 않아서 잘 모른다. 그러나 올해 갔다가 그 얘기를 들었다. 하지만 내가 직접 본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얘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H프로는 이 프로암에 참석했다가 메인 스폰서로부터 강하게 어필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H가 다녀온 베트남 프로암의 실태를 간접적으로 전해 들은 스폰서 측은 "앞으로 그런 형태의 프로암에 간다면 계약을 철회하겠다"고 강경하게 경고했다고 한다. 돈 몇 푼 받기 위해 그런 프로암에 갔다가 회사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면 계약을 파기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이다. H프로에게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았다.
여기에서 불거지는 문제 제기는 KLPGA의 수장격인 강춘자 수석부회장도 베트남 현장에 있었다는 점이다. 표면적으로는 글로벌 투어 전개를 위해 베트남 기업가들과 접촉하고 대회 유치를 권유했다는 게 강 수석부회장의 설명이다. 그는 "올해 국내에서 열리는 한일여자프로골프 국가 대항전의 개최 장소를 물색하고 그 도움을 받기 위해 P회장과 교우하게 됐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