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2016년 프로야구 페넌트레이스가 막을 내렸다. 몇 가지 특기할 숫자로 올시즌을 정리해본다.
◇4(년)-승부조작 발생 2012년에 이어 승부조작이 다시 적발됐다. NC 투수 이태양은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 중이다. KIA 투수 유창식은 가담 사실을 자백했고, 넥센 외야수 문우람(현 국군체육부대), NC 투수 이재학은 수사 대상에 올랐다. 최근엔 마산의 NC 구단 사무실을 경찰이 압수수색했다.
◇25(도)-고척 스카이돔 온도 프로야구 사상 첫 돔구장인 고척 스카이돔이 첫 페넌트레이스를 마쳤다. 기록적인 폭염 속에서도 넥센 선수단은 홈에서 쾌적하게 경기를 치렀다. 고척돔 기온은 한여름에도 섭씨 25도 정도로 쾌적하게 유지됐다. 습도도 조절되는 돔구장이다. 넥센은 올 시즌 홈 구장에서 44승28패(승률 0.611)를 기록했다. 홈 승률 리그 2위였다.
◇40(명)-규정타석 3할 타자 역대급 타고투저 시즌이 계속되면서 공격 지표들은 하늘 모르게 치솟았다. 리그 타율은 역대 최고인 0.290. 무려 40명의 타자가 타율 3할을 넘겼다. 지난해보다 12명이 늘어났다. 종전 3할 타자가 가장 많았던 2014시즌보다도 4명이 더 많았다. 144경기 스케줄 영향으로 100안타 이상 때려낸 타자도 역대 가장 많은 67명(종전 최다 2015년 61명)이었다.
◇44.4(%)-사직구장 좌석점유율 오랫동안 롯데의 자랑거리는 '사직구장의 열광적인 팬'이었다. 옛말이다. 올시즌 사직구장엔 평균 관중 1만2216명이 찾았을 따름이다. 관중수를 좌석수로 나눈 점유율은 44.4%로 프로야구 전체 구장 중 가장 낮았다. 즉, 가장 썰렁해 보인 구장이 부산의 사직구장이었다. 왜 이렇게 됐을까?
◇102(억원)-한화 선수단 총연봉 한화는 올시즌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연봉 100억원 시대를 열었다. 102억1000만원을 지출했다. 1985년 메이저리그 평균 팀 연봉(1059만 달러)와 비슷한 수치다. 최하위 넥센(40억5800만원)의 두 배를 가뿐하게 넘겼다. 하지만 연봉이 성적을 보장해주진 않았다. 한화는 7위에 그치며 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다. 66승으로 1승당 1억5400만원을 지출한 셈이다.
◇200(만 달러)-외국인 선수 연봉 올 시즌 외국인선수 최고 연봉은 한화 투수 로저스였다. 발표 금액만 190만 달러(22억3000만원). 옵션을 포함하면 연봉 총액은 더 높았다. '200만 달러의 외국인'은 이미 KBO리그에서 현실이 됐다. '내국인 특급 FA 선수보다는 싸다'는 게 연봉 인상을 부추기는 이유로 지목된다. 비슷한 급의 외국인 선수가 적어도 첫해에는 일본프로야구보다 KBO리그에서 더 많은 보수를 받는다는 사실은 재고할 필요가 있다.
◇205(분) - 9이닝 기준 경기 시간 KBO의 스피드업 노력에도 불구하고 프로야구 평균 경기 시간(3시간 25분)은 역대 두 번째로 길었다. 최근 네 시즌 연속 200분 이상이다. 사상 최초 800만 관중에 안주할 수만은 없다. 연령대가 낮을수록 야구는 '지루한 경기'가 되고 있다. '아재들의 스포츠'?
◇1829일(일)-전병두 1군 등판 SK의 페넌트레이스 최종전이 열린 10월 8일 인천 삼성전 선발은 전병두였다. 2011년 11월 왼어깨 회전근 재건 수술을 받았던 전병두는 5년의 재활을 뒤로 하고 은퇴를 선택했다. 그가 1군 마운드에 선 것은 2011년 10월 6일 광주 KIA전 이후 1829일만이었다. 전병두는 "나는 운이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감사함을 전하고 그라운드에 작별을 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