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아이유가 여성팬들의 뜨거운 함성을 받았다. 점점 늘어나는 여성팬에 아이유는 기뻐했다. "남성팬 비율이 9였는데, 연차가 쌓이면서 좋은 점은 여자 팬들이 늘었다는 거다"고 웃었다.
아이유는 4일 단독콘서트 '스물네 걸음: 하나둘 셋 넷'의 마지막 공연을 서울 송파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가졌다. 24세 아이유가 지금까지 걸어온 음악의 길을 모두 담은 영상이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등장은 섹시했다. '레드퀸'이 된 아이유는 눈빛부터 몸짓까지 매혹적이었다. "안무연습 진짜 많이 했다. 이번 콘서트는 돈과 시간을 많이 들였다. 오프닝 올라오기 전 '나는 댄스가수다'라고 최면을 걸었다"고 말했다.
아이유는 2008년 데뷔곡 '미아' 'A Dreamer', 주목받기 시작했던 '마시멜로우', 히트곡 ' 좋은 날'을 비롯해 '스물셋' '레드퀸'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 '하루끝' '너랑 나' '싫은 날' '너의 의미' 등을 불렀다. 다양한 장르 속에서 아이유는 시시각각 변모했다. "히트곡이 많아서 앞에 배치했다. 그래도 3단고음은 마지막에 할거다"며 팬들과 수다도 떨었다.
공연의 하이라이트였던 2부는 이지은(아이유 본명) 이야기로 꽉 채워졌다. 아이유는 "차분한 시간을 가져보려 한다. 내 꿈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다"며 10년 전을 회상했다. 중학교 2학년 로엔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들어와 10개월만에 '미아'로 데뷔했다. 그 시절 아이유는 낯가림도 심했고 주변 환경의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2014년 또 한 번 스스로를 믿지 못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효자곡 '봄 사랑 벚꽃말고'를 시작으로 '너의 의미' '애타는 마음' '소격동' 등 내는 곡마다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아이유는 내적 갈등을 겪고 있었다. "칭찬을 의심하게 됐다. 내 스스로 나를 폄하했다. 그 시기 회사와 재계약을 하면서 프로듀싱의 기회도 얻었다. 내 솔직한 이야기를 담은 앨범 '채셔'를 만들었다. 진짜 힘들었다. 더 잘만들었어야 하는데 아쉬움도 남고 팬들한테 죄송하다. 그래도 과대포장없는 나를 보여주는데는 충분했던 앨범, 나에겐 아픈손가락"이라고 설명했다.
2015년 '채셔' 이후 아이유는 드라마 '달의 연인: 보보경심 려'를 찍었다. 현장에 동료들도 와서 아이유를 응원했다. 공연 게스트론 혁오가 올랐다. 오혁은 "기분이 좋다. 우리 콘서트보다 반응이 더 좋은 것 같다"며 의외의 입담으로 분위기를 달궜다. "따뜻하고 우울한 요즘 세상같은 노래를 준비했다"며 특유의 허스키보이스를 마음껏 뽐냈다. 기타 반주에 맞춰 '소녀' '공드리' 등을 노래했다.
혁오가 가고 다시 등장한 아이유. 그는 "3부는 히트곡 위주로 신나게 간다"며 다함께 즐겨달라고 말했다. 팬들은 뜨겁게 환호했다. 아이유도 아낌없이 노래와 입담으로 팬 사랑에 응답했다. 'BOO'와 '마시멜로우'로 초심으로 돌아간 귀여움을 대방출했다. 애니메이션 메들리에 이어 '좋은날' 3단고음을 떠뜨리며 정점을 이뤘다. '레옹'에서 마이크를 떨어뜨리는 실수는 팬들의 떼창으로 퍼포먼스가 됐다. 눈을 뿌리며 크리스마스 분위기도 미리 만끽했다.
이날 아이유는 "쉬는 동안 그동안의 활동기록을 둘러보면서 새 앨범도 천천히 준비하고 있다"는 근황도 밝혔다. 팬들과 과거부터 현재와 미래까지 교감하며 알찬 공연을 이끌었다. 무려 세 시간이 넘도록 노래 댄스 입담을 펼쳐냈다. 계속되는 앙코르 요청을 받을 정도로 아이유는 무대에서 빛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