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투기선수로 데뷔하는 배우 김보성(50)이 자신만만한 소감을 밝혔다. 그는 10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지는 로드 FC 035 대회 스페셜 이벤트 웰터급(77kg급·5분 2라운드) 경기에서 유도선수 출신 콘도 테츠오(48·일본)와 생애 첫 종합격투기 경기를 치른다. 김보성은 5일 서울 청담동 로드 FC짐에서 열린 공식 기자회견에서 "마라톤, 축구 등 다양한 방식으로 봉사 활동을 해 봤다. 이번 만큼은 특별한 봉사 이벤트를 준비하고 싶었다"면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하는 저를 통해 사회적 약자를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감동적인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김보성은 '의리'의 대명사다. 복싱과 태권도(3단)로 몸을 다져 온 그는 의리를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는다. '친구를 구하기 위해 13명과 싸우다 왼쪽 눈을 실명했다'는 무용담은 유명하다. 연예계 데뷔 후 27년째 줄곧 '의리'를 외친 그가 다시 큰 인기를 얻기 시작한 건 2014년부터다. 한 식혜 광고에 출연해 뜬금없고, 맥락 없는 "으으리(의리)!"를 외치면서 재조명을 받았다. 이후 '의리'는 김보성의 유행어이자 전매특허가 됐다.
이번 종합격투기 무대 도전도 '의리' 때문이다. 파이트머니(비공개) 전액을 소아암 어린이 환자들을 위해 내놓기로 했다. 주최사인 로드 FC도 입장권 수익을 모두 기부한다. 로드 FC에 따르면 귀빈석(VVIP석·50만원)은 이미 매진됐다. 김보성은 "왼쪽 눈 때문에 시각장애인으로 등록돼 있는데 오른쪽도 시력이 좋은 편이 아니다. 시합 때는 렌즈를 끼고 링에 올라야 한다"면서도 "소화암 환자 아이들이 수술비가 없어서 생명을 잃어 가는 것을 지켜보면 눈물이 난다. 내가 맞고 쓰러지고 죽는다 해도 아이들을 도울 수만 있다면 끝까지 할 것"이라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보성은 연예계에서 소문난 기부왕이다. 그는 최근 1996 애틀랜타올림픽 남자 마라톤 은메달리스트 이봉주(46)와 함께 사회복지공동모금회 광고 영상을 촬영했다. 물론 출연료는 받지 않았다. 사회 약자들을 돕는 일이라면 시각장애인 단체, 자선 축구, 자선 마라톤 등 행사와 단체를 가리지 않고 달려간다. 현재 그가 홍보대사를 맡은 자선·사회복지단체는 무려 20여 개다. 최근 수개월째 길러 온 머리카락을 자른 것도 소아암 아동들에게 머리카락을 기부하기 위해서다. 김보성은 "어려웠던 시절 이웃에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배우로 자리 잡은 뒤엔 나도 약자를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그가 이번 경기를 위해 준비한 기간은 4개월. 10kg 이상을 감량했고 체육관에 살다시피 하며 훈련에 몰입했다. 기자회견장 뒤쪽에서 운동복으로 갈아입고 있는 김보성의 몸 곳곳엔 파스와 테이프가 감겨 있었다. 그는 "젊은 나이가 아니기 때문에 고된 훈련이 힘들다. 덕분에 스파링 중 두통도 오고 온몸에 성한 곳이 없다"면서도 "경기 전까지는 우는소리를 하고 싶지 않다. 최선을 다해 끝까지 완주한 뒤 활짝 웃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지막 각오를 묻는 질문에 돌아온 김보성의 대답은 '의리의 남자'다웠다.
"아저씨가 항상 아빠의 마음으로 옆에서 지켜 줄게. 이번 격투기 시합이 끝나도 곁을 떠나지 않을게. 그러니까 절대 포기하면 안 돼. 소아암 아이들 파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