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수입차 판매 1위'를 예약한 메르세데스 벤츠가 올해 가장 많은 리콜을 실시, '리콜왕'이란 불명예 타이틀도 동시에 얻게 됐다.
14일 한국수입차협회에 따르면 벤츠코리아의 올해 11월까지 누적 판매량은 5만718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4만6994대)을 넘어섰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이었던 BMW코리아의 지난해 판매량(4만7877대) 역시 넘었다.
벤츠코리아는 올해 10월 수입차 업계 최초로 월 판매 6000대를 돌파하는 등 판매 기록을 다시 써내려가고 있다. 11월에도 총 5724대를 팔며 1위를 기록했다.
이번 기록은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누적 판매량(20만5162대)이 전년 대비 6.5% 줄어든 상황이라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크다.
벤츠코리아 판매확대의 비결은 적극적인 신차 출시와 라인업 확대다. 올해 벤츠코리아는 볼륨 모델인 신형 E클래스를 선보였다. 또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C, 중형 GLE, 대형 GLS까지 이어지는 풀라인업도 갖췄다. 소형 SUV GLC는 올해 3000대 이상 판매되는 등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고성능 모델인 AMG 라인업은 10월까지 총 1760대로, 이미 지난해 전체 판매량(1688대)을 넘어섰다. 대형세단 S클래스의 인기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벤츠코리아와 BMW코리아의 판매 격차는 점점 벌어지고 있다. 11월까지 양사 판매량 차이는 8093대로 확대됐다. 12월 판매에 큰 변동이 없는 이상 벤츠의 사상 첫 '수입차 판매 연간 1위' 등극이 유력하다.
'숙적' BMW코리아를 눌렀지만 벤츠코리아는 마냥 웃을수 만은 없다. '판매왕'과 함께 '리콜왕'이라는 불명예도 떠안게 됐기 때문이다.
실제 자동차리콜센터의 자료에 따르면 올해 리콜 횟수(14일 승용차 기준)는 벤츠코리아가 수입차 가운데 가장 많았다.
벤츠코리아는 C220·E200 등에 대한 리콜을 총 17회 진행한 것으로 집계됐다. 리콜 대수는 6464대에 달했다.
이어 BMW코리아가 320d, 520d 등을 총 12회 리콜했고 폭스바겐과 아우디가 디젤 게이트 이외의 건으로 각 10회, 9회 리콜을 진행했다.
전문가들은 생산결함이 판매량 하락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품질 저하와 리콜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유발한다며 벤츠가 이런 문제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한 수입차 업체 관계자는 "잦은 리콜은 품질에 대한 소비자들의 믿음을 떨어뜨려 브랜드 이미지를 저해하는 독이 될 수 있다"며 "더욱이 리콜에 따른 모든 불편을 소비자가 감수해야 하는 국내에서는 재구매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