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가정 1차태현' 보급이 시급하다는 말을 들을 만큼 가정적인 배우로 유명한 차태현(40)이다. 본인은 정작 "그건 에릭남이나 해야지. 육아해 줄 사람 필요한 것 아니에요?"라며 손사레를 친다.
정유년 1월 첫 주부터 자신과 꼭 어울리는 작품을 들고 관객과 만나게 됐다. 영화 '사랑하기 때문에(주지홍 감독)'는 힐링코미디 대가 차태현의 전공을 고스란히 살린 작품으로 관객들의 심금을 울릴 전망이다.
배우를 본업으로 예능 프로그램에 5년간 고정 출연 중이다. "그만 둘 타이밍을 여러 번 놓쳤다"고 말하지만 시청자들은 아직 차태현을 떠나 보낼 준비가 되지 않았다. 데뷔 22년 차. 호감도가 이렇게 높기도 힘들다. - 12월에서 1월로 개봉이 밀렸다.
"좋은건지 나쁜건지 잘 모르겠다. 전 주에는 '스타워즈', 제니퍼 로렌스 영화 '패신저스'는 우리랑 같은 날(1월 4일) 개봉한다. 내부 사정이 있겠지만 시사회만 엄청 많이 한 것 같다. 잡혀있던 일정을 취소할 수는 없으니까. 개봉 두 달 전에 시사회 하기는 또 처음이다."
- 그 동안 선택한 작품과 크게 다르지 않다.
"'헬로우고스트'와 비슷한 지점이 많아 고민을 하긴 했다. 고 유재하 씨 노래를 사용한다는 것이 나에게는 꽤나 큰 의미였는데 딱 한 곡 밖에 못 썼다. 우리 형이 제작하는 영화라 중간에 안 한다고 할 수도 없고 난처했다.(웃음) 세 곡만 됐어도 좋았을텐데 한 곡이 주는 아쉬움이 개인적으로 굉장히 크다."
- 평소에도 즐겨 듣던 노래였나.
"엄청 좋아하지. 특히 내 또래는 유재하라는 인물이 크게 남아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고. 이야기가 잘 안 된 부분도 있지만 영화 입장에서는 고 유재하 헌정 영화 같은 느낌이 들까봐 걷어내려 했던 부분도 있는 것 같다."
- 많은 배우들과 호흡을 맞춰야 했다.
"그 분들이 나를 연기하는 것이라 사실 나는 편했다. 그리고 (성)동일이 형, (배)성우 형, 선우용녀 선생님 모두 나보다 선배님이라 내가 어떤 조언이나 말을 할 수는 없었다. 내 연기를 그 앞에서 보여드릴 수도 없고.(웃음) 그래도 동일이 형이나 성우 형은 나와 연기를 해봐서 그런지 내 포인트를 귀신같이 알더라. 마음에 안 들었으면 어려워도 한 마디 했을텐데 그럴 필요가 전혀 없었다."
- 김윤혜의 남자 연기가 돋보였다.
"윤혜는 아직 어리고 남자를 표현해야 했기 때문에 사전에 많은 것들을 보여주기는 했다. 내가 연기하면 그걸 윤혜가 따라했다. 힘든 부분이 많았을텐데 정말 잘해줬다. 같이 만들어 나갔던 것 같다."
- 거울신은 어떻게 촬영했나.
"더 동작을 많이 하고 싶어도 그럼 복잡해져서 할 수 없었다. 최대한 동작을 줄였는데 그런 점이 아쉽기는 하다. 더 자연스러웠으면 좋았을텐데. 그럴 땐 차라리 모션 캡처를 해서 얼굴만 바꾸는 것도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다 돈 얘기다.(웃음)"
- 이 영화를 택한 이유가 박근형이기도 하다고.
"임주환과 관련된 이야기가 뒤데 더 있는데 그 점이 사니리오 때부터 걸렸다. 박근형·선우용녀 선생님의 에피소드가 워낙 임팩트가 세서 뒷 이야기는 관객들 눈에 안 들어올 것 같더라. 결과적으로 편집되긴 했지만 촬영 때는 좀 걱정을 했다. 나이가 좀 있어서 그런지 로맨스보다 선생님들의 이야기가 더 와 닿더라. 그 소재 만으로도 한 편의 영화를 만들기 충분할 정도니까."
- 박근형과는 뽀뽀도 했다.
"남자와 뽀뽀는 (김)수현이와도 해 봐서 그런지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꼭 내가 연기해야 한다고 하더라. NG도 나지 않았고 많이 신경쓰였던 부분은 아니다."
- 가장 신경쓰인 부분은 무엇인가.
"감독님께 내가 많이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보다 다른 분들의 모습이 많이 나와서 영화가 채워져야 훨씬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유명한 분들이 나왔으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었다. 성우 형은 '엽기적인 그녀2'를 끝내면서 바로 붙잡았고, 유정이가 연기한 스컬리 역할도 많이 신경썼다."
- 만족스러운가.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고등학생 역할이 있으면 어리게 생긴 성인 배우들이 교복을 입고 하는 경우가 많다. 어린 친구들이 미니시리즈 주인공을 맡는다는 것은 흔히 볼 수 없는 일이었는데 올해 유정이나 (김)소현이를 비롯해 아역 배우들의 활약상을 보면 확실히 환경과 분위기가 좋아진 것 같기는 하다. 지금이야 유정이가 해준다고 하면 무조건 고마운 일이지만 '사랑하기 때문에'를 선택할 때도 난 고맙고 좋았다. 고등학생이 고등학생 역할을 연기하니까 성인이 연기할 때와는 다른 무언가가 있더라. 그 느낌이 참 좋았다."
- 김유정·서현진은 드라마를 통해 대세 반열에 올랐다.
"한 명 정도는 그렇다 쳐도 '어떻게 둘이 이럴 수 있지?' 싶더라.(웃음) 올해는 희한하게 좋은 일이 많았다. 개인적으로는 한솥밥을 먹고 있는 (송)중기와 (박)보검이도 연달이 대박을 터뜨려 놀랐다. 보검이가 '응답하라1988'로 뜨고 나서 CF를 다 접수하기도 전에 중기가 치고 나와서 다 가져가더라. 한 회사에서 이뤄지기엔 흔치 않은 일인데 신기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