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신의 성향에 맞게 드라이버 길이를 조정하는 현상이 두드러져 샤프트 길이의 폭이 넓어지고 있다. 지미 워커(38·미국)는 새해 첫 대회인 미국프로골프협회(PGA)투어 SBS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일반 3번 우드보다 짧은 42.5인치 샤프트를 장착한 드라이버를 들고 나왔다. 보통 3번 우드가 43인치인데 이보다 더 짧아 ‘미니 드라이버’인 셈이다.
워커는 미니 드라이버로 효과를 보고 있다. 지난 시즌 페어웨이 안착률이 48.31%(183위)에 불과했던 워커는 이번 대회에서 페어웨이 안착률 71.67%로 준수한 기록을 올렸다. 워커는 “거리에서 손해를 보더라도 페어웨이를 지키는 게 중요하다. 짧은 드라이버로 이번 대회에서 효과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워커는 최종 14언더파 공동 9위에 올랐다.
프로 골퍼들은 보통 44~45인치 샤프트를 장착한 드라이버를 주로 사용한다. 이론상으론 샤프트 길이가 1인치 길어지면 거리가 7야드 늘어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샤프트가 길어질수록 스윗스폿에 정확히 맞히기 힘들어져 오히려 거리에서 손해를 볼 수도 있다. 그래서 전문가들은 “자신의 스윙 스타일에 맞게 샤프트 길이를 선택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커는 지난 시즌 드라이브샷 거리 301.3야드로 24위에 오른 장타자다. 그는 “드라이버 길이를 조정하고 나서 5~20야드 정도 거리 손해를 보는 것 같은데 괜찮다”라고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 그는 이번 대회에서 275.6야드의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를 보였다. 워커는 지난 시즌까지 44인치의 드라이버를 사용했다.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에서 활약 중인 브룩 헨더슨(20·캐나다)은 규정상 최장 길이인 48인치 드라이버로 필드를 누비고 있다. 1m62cm로 신장이 크지 않은 헨더슨은 자신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긴 샤프트를 선택하고 있다. 헨더슨은 48인치 드라이버로 거리를 10야드 늘렸다. 2015년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가 253.66야드였는데 2016년 263.36야드를 기록했다.
하지만 드라이버 정확도는 예전만 못하다. 2015년 79.91%로 페어웨이 안착률이 높았지만 지난해 68.51%까지 떨어졌다. 원래 긴 샤프트를 사용했던 헨더슨은 그립을 짧게 쥐고 치는 유형이다. 우원희 핑골프 팀장은 “남성 선수도 45인치 이상 샤프트를 쓰는 선수가 드물다. 긴 샤프트를 쓰면 헤드스피드가 빨라져 거리가 늘어날 수 있지만 그만큼 스윗스폿에 정확히 맞힐 가능성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