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는 5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2016~2017시즌 KCC 프로농구 6라운드 울산 모비스와 원정 경기에서 64-57로 누르고 2연승을 달렸다. 이날 승리로 SK는 모비스 원정 9연패에서도 탈출했다. 2014년 2월 22일 이후로 3년 넘게 울산 원정에서 승리가 없었다.
SK는 시즌 종료까지 7경기(총 54경기)를 남겨 둔 가운데 실낱같은 6강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을 이어 갔다. 이날 승리로 19승28패를 기록한 8위 SK는 6위 인천 전자랜드(22승24패)와 격차를 4게임으로 좁혔다.
SK의 전력은 '차포'를 뗀 상태였다. 주축인 '토종 듀오'가 나란히 코트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에이스 가드' 김선형(29·188cm)은 지난달 25일 전자랜드전에서 골반을 다쳤고, 강력한 신인왕 후보로 거론되는 포워드 최준용(23·200cm)은 지난 1일 모비스전에서 무릎 부상을 입어 결장했다. 김선형은 어시스트 전체 3위(경기당 평균 어시스트 6.2개), 최준용은 국내 선수 리바운드 2위(평균 7.5개)를 기록 중이다.
위기의 상황에서 빛난 건 '외국인 듀오' 가드 테리코 화이트(27·192cm)와 센터 제임스 싱글턴(36·200cm)이었다. 화이트는 28득점을 터뜨리며 모비스 주 득점원 에릭 와이즈(27·192cm)를 압도했다. 와이즈는 15득점 13리바운드에 머물렀다. 승리도 결정지었다. 화이트는 42-44으로 끌려가던 4쿼터 종료 6분 전, 승부를 뒤집는 3점포를 꽂아 넣는 등 4쿼터에만 9득점을 몰아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화이트가 공격에서 펄펄 날았다면 싱글턴은 골밑을 지배했다. 15득점 12리바운드를 올린 그는 11득점 8리바운드에 그친 '괴물 신인' 센터 이종현(23·203cm)과 높이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득점만큼이나 귀한 공격 리바운드를 무려 6개나 잡아내며 동료 화이트를 비롯한 슈터들의 득점을 지원했다.
반면 모비스는 전체적으로 부진한 슛 감각을 보이며 스스로 자멸했다.
모비스는 2쿼터까지 2점슛 28개 중 7개만 성공했고, 3점슛은 5개를 던져 하나도 넣지 못했다. 모비스는 2쿼터까지 팀 역대 두 번째로 저조한 18득점만을 기록했다. 2연승을 마감한 4위 모비스는 25승22패로 5위 원주 동부(24승23패)에 1게임 차로 쫓기는 신세가 됐다.
SK가 자력으로 6강 플레이오프에 오르기 위해서는 실력과 운이 모두 있어야 한다. 남은 7경기를 모두 이겨도 전자랜드의 성적을 지켜봐야 하기 때문이다. 농구 팬들은 SK 상황을 두고 '기적이 필요하다'고 말할 정도다.
그럼에도 문경은(46) SK 감독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문 감독은 경기 뒤 인터뷰에서 "우리가 원정에 약한 편인데 이겨서 다행이다. (김)선형이와 (최)준용이가 결장한 가운데 다른 선수들이 자기 역할을 충분히 해 줘서 승리했다"면서 "현 상황에서 플레이오프 진출은 기적이다. 그래도 6강을 목표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