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기광서(33·11기·B2등급)와 임정택(30·12기·B2등급), 이상문(33·12기·B2등급)이 시즌 초반 적극적으로 입상권을 두드리며 이변의 핵으로 활약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세 선수의 공통점은 작년 후반기에 주선보류 처분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주선보류 처분을 받으면 상당 기간 미사리 본장 수면을 떠나 영종도 훈련원에서 주어진 훈련 시간을 이수해야 한다. 통상적으로 긴 제재 뒤에는 무뎌진 실전 감각을 정상 궤도에 올려 놓기 위해 적응 기간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지만 이들은 공백기가 무색할 정도로 복귀전부터 공격적이다.
특히 기광서와 임정택의 약진이 돋보인다. 올해 첫 출전이었던 지난 1회 차(1월 25일~27일) 수요일 9경주에서 기광서와 임정택은 강자들을 제치고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해 쌍승식 272.2배의 초대박을 터트렸다.
이 가운데 기광서는 다음 날인 목요일 4경주에서도 1위를 하며 2연승과 함께 쌍승식 21.7배의 고배당을 선사했고, 임정택 또한 목요일 5경주에서 연속 입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3일 차 14경주에서도 임정택은 2착에 진입해 예전과는 눈에 띄게 달라진 실력을 과시하며 앞선 경주의 선전이 행운이 아니었음을 증명했다.
지난 5회 차(2월 22·23일)에서도 이들의 선전이 이어졌는데 목요일 14경주에 출전한 기광서는 차분하게 공간을 공략하는 전술로 입상해 쌍승식 9.2배를 기록했다. 임정택 또한 4회 차와 5회 차에서 각각 2착 1회씩을 기록하며 꾸준하게 선두권에 올라 이제는 복병이 아닌 입상 후보로 당당히 자리를 잡았다.
이상문 역시 경기력을 빠르게 찾아 가고 있어 주목할 필요가 있다.
올해 등장부터 심상치 않았는데 지난 1회 차 수요일 8경주에서 실력자인 김동민·정주현·정민수를 제치고 2위로 첫 입상(쌍승식 7.3배)에 성공했다. 3일 차 12경주에서도 민영건과 주도권 경쟁 끝에 아쉽게 선두를 내줬지만 2착 29.0배의 배당을 팬들에게 선사했고, 4회 차 수요일 10경주에서 한 번 더 민영건을 만났으나 또다시 2착으로 아쉬움을 삼켰다.
그러나 목요일 14경주는 날카로운 휘감아찌르기로 68.7배의 고배당과 함께 시즌 첫 우승의 기쁨을 안았다.
경정전문가들은 "이들 세 선수는 주선보류 기간 동안 부족했던 선회력과 경주 운영을 집중적으로 보완했고 경주 동영상 분석에 많은 시간을 투자한 것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현재로써는 안쪽 코스에서 입상이 주를 이루고 있으나 자신감이 좀 더 붙는다면 코스를 가리지 않고 주도권 장악에 나설 것으로 예상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