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 에이스 '킹' 펠릭스 에르난데스(31)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무대에서 굴욕을 당했다.
에르난데스는 11일(한국시간) 멕시코 에스타디오 차로스 데 할리스코에서 열린 푸에르토리코와의 WBC D조 1차전 선발투수로 등판해 2⅔이닝 2피안타 2볼넷 3탈삼진 2실점하고 패전투수가 됐다. 베네수엘라는 에이스의 부진을 극복하지 못하고 0-11 7회 콜드게임 패를 당하며 2라운드 진출에 적신호를 켰다. 3안타 빈타에 허덕인 타선과 마운드의 붕괴가 최악의 결과를 낳았다.
에르난데스의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2회까지 삼진 2개를 곁들이며 6타자를 연속 범타로 처리했다. 문제는 3회였다. 선두타자 에디 로사리오에게 3루타를 허용했고, 곧바로 T.J 리베라 타석 때 희생플라이로 1실점했다. 위기는 계속됐다. 레이몬드 푸엔테스에게 안타, 2사 후 프란시스코 린도어에게 볼넷을 내줬다. 코칭스태프가 올라와 한 템포를 끊어갔지만 카를로스 코레아가 야수 실책으로 출루해 만루가 됐다.
에르난데스는 카를로스 벨트란 타석 때 스트레이트 볼넷으로 추가점을 내주고 그레고리 인판테와 교체됐다. 인판테가 후속타자 야디어 몰리나를 외야 플라이로 처리해 추가 자책점이 올라가지 않은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에르난데스의 부진이 뼈아픈 이유는 푸에르토리코 선발 세스 루고 때문이다. 메이저리그 통산 5승을 기록 중인 루고는 선발 매치업에서 에르난데스의 상대가 되지 않았다. 2010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에르난데스는 통산 154승을 올린 거물. 2009년부터 8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기록 중인 메이저리그 대표하는 에이스다. 하지만 뜻밖의 난조를 보이며 WBC 우승을 노리는 베네수엘라가 불안한 출발을 하게 됐다. 믿었던 선발카드가 통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