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Mnet '프로듀스 101(이하 '프듀')'의 성공 뒤에는 라이언전이 버티고 있다. 작곡가와 프로듀서로 활발하게 활동했던 라이언전은 '프듀'와 인연을 맺은 뒤 인지도를 확실히 높였다.
사실 라이언전은 가요계에서 유명한 작곡가다. 샤이니의 '루시퍼'를 시작을 최근엔 태연의 '아이', 레드벨벳의 '덤덤' 등 수많은 히트곡을 탄생시켰다. '프듀'는 라이언전의 인지도에 기폭제 역할을 했다. '프듀' 미션곡 '핑거 팁스'에 이어 아이오아이의 1위 곡인 '와타맨'까지 만들면서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라이언전의 성장세는 '프듀1'에서 머물지 않았다. 남자판인 시즌2에도 메인 곡 프로듀서로 참여, '나야 나'를 탄생시켰다. 라이언전의 성공은 한순간에 이뤄지지 않았다.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음악을 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달랑 20만 원 들고 돌아왔다. 꿈과 희망을 가지고 어려운 시절을 버텼다. "어려운 시절을 알기 때문에 겸손할 수 있다. 꿈을 가지고 있어서 행복했다. 단돈 천원이 궁했고, 그 천원만 있으면 라면을 먹을 수 있었다. 그 자체가 행복이었다. 다시 무너진다 해도 일어설 용기가 있다."
라이언전은 '나야 나' 뿐만 아니라 27일 새 미니앨범을 발표하는 걸스데이와 7년 만에 손을 잡고 신곡을 발표한다. 그는 자신감이 넘쳤다. "1위 할 수 있다. 당연히 할 거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크다던데, 기대만큼 나올 것 같다. 대중과 걸스데이가 호흡하는 곡이다. 모든 가수가 입을 수 없는 옷이다."
이하 일문일답. <1편에 이어>
- 많은 아이돌과 작업을 했는데 가장 기억에 남는 그룹이 있다면. "샤이니가 생각난다. 작곡가 초장기 입문할 때 직접 녹음을 했다. 나도 물론 샤이니도 어렸다. 같이 성장 과정을 겪었기 때문에 남다른 애정을 품고 있다. 또 지금 프로듀싱을 맡고 있는 VAV도 애틋하다. 지금은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중에 어떻게 성장할지 기대가 되는 친구들이다. 아이오아이는 기억이 안 날 수 없다. 22명의 녹음을 3일 만에 믹스 마스터까지 진행했다. 프로세스가 불가능한 시간이었다. 잠도 못 자고 녹음을 했다. 정말 토할 것처럼 작업했다."
- 거의 신인이다. "그들의 에너지가 좋다. 톱스타와 작업하면 서로 견제하는 기류가 있다. 서로 어색함을 깨는 '브레이킹 아이스' 시간을 갖기도 한다."
- 작업할 때 예민한 편인가. "녹음은 감정을 서로 섞는 작업이다. 녹음하기 전 의도적으로 전화 통화를 하거나 밥을 먹는다. 얼어있는 걸 깨뜨려야 서로 믿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괜히 녹음실에서 예민하면 모든 사람이 불편하다."
- 걸그룹과 보이그룹을 대하는 차이가 있나. "여자와 남자를 대할 때 조금 다르다.(웃음) 여자들은 남자보다 상대적으로 예민한 편이기 때문에 칭찬을 많이 하는 편이다. 남자들에게도 칭찬하지만, 많이 하면 기고만장해진다. 고삐가 풀리는 것 같으면 바로 쏘아붙인다. 그래도 애들을 감싸 안는 연출가다.
- 걸스데이와 7년 만에 작업을 했다. "7년 만에 다시 만나니 더 심혈을 기울였다. 야심작이다. 7년 전 '품바돌'이라는 오명을 썼지만, 내 눈에는 폭발적인 끼가 보였다. 걸스데이는 지금 최정상에 머물고 있다. 당시와 완전 다른 위치다. 그때를 '품바돌' 오명을 썼던 걸 생각하면 서먹하기도 하다.(웃음). 이번엔 4곡 정도 넣었다. 걸스데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고, 친구들이 잘 따라와 줬다."
- 자신감이 넘친다. "1위할 수 있다. 당연히 할 거다. 기대한 만큼 실망이 크다던데, 기대만큼 나올 것 같다. 대중과 걸스데이가 호흡하는 곡이다. 모든 가수가 입을 수 없는 옷이다. 걸스데이만 걸칠 수 있는 곡이다. 그러나 쉽게 흥얼거릴 수 있는 고급스러운 느낌이다. 걸크러쉬 음악이기도 하다."
- 그동안 프로듀싱했던 걸그룹 중 어벤저스를 꼽아보자면. "어렵지만 사심을 담아서 뽑겠다.(웃음) 걸그룹으로는 최유정과 전소미. 무조건 둘은 투톱이다. 여기에 태연과 걸스데이 민아가 합쳐지면 어마어마할 것 같다. 또 재능이 아까운 베스티 유지까지. 이렇게 다섯 명이면 노래로 모든 걸 평정할 수 있다. 이들의 끼로 무대를 들었다 놨다 할 것 같다. 상상만 해도 좋다."
- 보이그룹 어벤저스는. "보이그룹은 엑소 카이와 찬열, 샤이니 태민, 뉴이스트 백호, 엔시티 마크. 게임 끝이다. 카이와 태민이 함께 춤추면 게임 끝이다. 또 찬열은 혼자서도 무대를 채우는 느낌이 있다. 백호의 재능을 아직 대중들이 몰라 안타깝다. 내가 발굴하고 싶다. 마크는 작업해보고 싶은 멤버 중 한 명이다."
- 무대까지 그리는 것 같다. "프로듀서라면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작곡가로 시작했지만 앞으로는 '보이는 음악'을 하고 싶다. 추상적이지만 어떤 음악을 들으면 그려지는 그림이 있다. 아마 대중들도 이런 생각을 할 거라 믿는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작곡가 수명은 3년이다. 3년째에 한계에 부딪혔고, 지금도 난 시한부 작가다. '작곡가의 수명을 연장할 수 있는 게 뭘까'를 계속 고민하다가 무대까지 확장했다. 주관적인 생각은 버리고 객관적으로 의상 무대까지 고심하는 편이다."
- 작업하고 가수가 있다면. "베스티 유지다. 저렇게 있기엔 아까운 인재다. 작품성 있게 만들고 싶다. 가능성이 있다. NCT127과도 해 보고 싶다. 터지기 일보 직전인 그룹인데, 우리 곡을 불러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이미현 기자 lee.mihyun@joins.com 사진=박찬우 기자
<3편에 계속> [인터뷰①] 라이언전 "'프듀2' 장문복, 흥행 도구로 희생양되지 않길" [인터뷰②] 라이언전 "걸그룹 어벤저스는 최유정·전소미·태연·민아·유지" [인터뷰③] 라이언전 "사투리 써서 사기꾼 오해…기획사 30군 넘게 퇴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