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는 이번 시범 12경기에서 6승2무4패 승률 6할을 기록하며 두산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한화의 팀 평균자책점(5.15·8위)과 팀 타율(0.253·7위)은 하위권에 그쳤다. 하지만 홈런(12개·2위)과 타점(60개·4위)·득점(68점·3위)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찬스에서 강한 면모를 과시했다. 마운드는 선발 야구에 대한 희망을 키웠다. 새롭게 선보인 외국인 듀오 알렉시 오간도와 카를로스 비야누에바는 빅리그 출신의 명성을 확인시켜줬다. 이태양·배영수·윤규진·안영명 등 국내 선발진 후보들은 건강한 모습으로 공을 뿌렸다. 김성근 한화 감독은 "오합지졸에서 싸울 수 있는 팀이 됐다"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6할 성적보다 더 큰 소득은 새얼굴의 등장이다. 야수 파트에서 김원석과 이동훈·김주현이 두각을 나타냈고, 투수는 사이드암 서균이 좋은 활약을 했다. 주전과 비주전의 실력 차가 큰 한화에서 유망주의 등장은 반가운 소식이었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 출신으로 굴곡진 야구 인생을 보낸 김원석은 주전 외야수 이용규의 팔꿈치 통증으로 시범경기 출장 기회를 잡았다. 그는 시범 9경기에서 타율 0.161·3홈런·6타점을 올렸다. 타격 정확성에 아쉬움을 드러냈지만, 지난 14일 시범경기 개막전 선두 타자 홈런을 비롯해 클러치 능력을 과시했다. 김성근 감독은 "우타 외야수가 부족했는데, 김원석이 도전할 수 있는 자질을 갖췄다. 적극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외야수 이동훈은 홈스틸 하나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그는 지난 24일 대전 KIA전에서 2-2로 맞선 8회 안타를 때려낸 윌린 로사리오를 대신해 대주자로 나섰다. 후속 타자의 연속 안타로 3루에 안착한 그는 송광민의 타석 때 과감한 홈스틸로 득점에 성공했다. 상대 마무리 투수 임창용이 와인드업 동작을 하는 틈을 놓치지 않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이동훈의 홈스틸로 이글스파크는 열광의 도가니가 됐고, 그의 홈스틸 영상은 화제가 됐다.
대구상원고 출신 이동훈은 2016년 2차 2라운드 전체 19순위로 한화에 입단했다. 빠른 발과 강한 어깨를 인정받아 미래의 한화 외야를 이끌 유망주로 꼽힌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모습은 대주자·대수비 요원으로 올 시즌 활약을 기대케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동훈의 주루 센스를 칭찬했다. 이동훈은 "감독님께서 와인드업 제스처를 하시는 걸 보고 홈스틸을 생각하고 있었다. 타이밍을 놓치지 않아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개막전 엔트리에 꼭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거포 유망주 김주현은 시범 10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0·1홈런·4타점을 올렸다. 김태균의 후계자로 지목될 정도로 잠재력을 인정받고 있다. 김성근 감독은 김주현을 중용하기 위해 포지션 변경까지 실험했다. 로사리오를 좌익수로 내보내 김주현에게 지명타자 기회를 줬다. 김주현을 키우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김 감독은 "대타감으로라도 김주현을 활용해야 한다"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마운드에선 사이드암 투수 서균이 돋보인다. 그는 원광대를 졸업하고 2014년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고 한화에 입단했다. 일찌감치 군 복무를 선택했고, 지난해 9월 팀에 복귀했다. 정대훈과 정재원 등 기존 사이드암 투수들이 자리를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서균은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을 받았다. 시범경기 3경기에 등판해 11타자를 상대해 2피안타 4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서균은 "올 시즌 1군에서 꾸준히 던지고 싶다. 팀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