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와 한층 더 친해진 한국 영화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7)에 무려 다섯 편의 한국 영화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옥자(봉준호 감독)' '그 후(홍상수 감독)'가 수상을 놓고 경합을 치르는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불한당(변성현 감독)' '악녀(정병길 감독)'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만난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지난해 '아가씨(박찬욱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고, 다섯 편의 영화를 이끈 감독과 배우들은 '꿈의 무대'인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진출 소식부터 반전과 이변이 난무하다. 한국 영화계에도 매일이 축제가 될 70회 칸 영화제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
경쟁 입성은 성공했다. 다음 목표는 수상이다.
'옥자(Okja)' 봉준호 감독과 '그 후(The Day After)' 홍상수 감독은 경쟁부문에 진출함에 따라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놓고 경합을 펼친다. 이번 영화제에는 '옥자'와 '그 후'를 포함해 총 18편의 작품이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그 면면을 살펴보면 칸영화제와 친숙한 감독·배우들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처럼 처음으로 경쟁부문에 진출한 신진 세력도 눈에 띈다. 콜린 파엘과 니콜 키드먼은 자신들이 주연을 맡은 두 편의 영화를 경쟁부문에 진출시키는 이변을 낳기도 했다.
이에 봉준호 감독과 홍상수 감독이 어떤 작품들과 경쟁을 치러야 하는지, 올해 칸영화제의 선택을 받은 국내외 18편의 작품을 훑어본다.
봉준호 감독의 '옥자'는 비밀을 간직한 채 태어난 거대한 동물 옥자와 강원도 산골에서 함께 자란 소녀 미자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봉준호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TV 동물농장'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동물과 인간의 사랑을 담은 영화다"고 설명했다.
홍상수 감독의 '그 후'는 올해 1월과 2월 국내에서 촬영한 영화로 시놉시스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김민희와 권해효가 주연으로 열연한 것으로만 전해진다. 김민희는 이 영화로 지난해 '아가씨'에 이어 2년 연속 여우주연상을 노리게 됐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메예로위츠 이야기(The Meyerowitz Stories)'는 아담 샌들러·벤 스틸러·엠마 톰슨·더스틴 호프만 주연 영화다. 노아 바움백 감독의 첫번째 경쟁부문 진출작으로, 소외된 가족이 뉴욕에 모여 아버지의 예술 작품을 축하하는 행사를 가진다는 스토리를 담는다.
로빈 캉필로 감독의 '분당 120 비트(120 Battements Par Minute)은 아델 에넬이 주연이다. 90년대 초 에이즈에 대응하기 위해 탄생한 국제행동단체 Act Up을 배경으로 에이즈 치료법 HAART 이전의 Act UP을 다룬다.
미셸 하자나비시우스 감독의 '가공할만한(Le Redoutable)'은 스테이시 마틴·루이 가렐 주연작이다. 프랑스 누벨바그 대표적 감독 장 뤽 고다르가 자신의 영화를 찍는 중 겪은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소피아 코폴라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The Beguiled 소피아)'은 니콜 키드먼·엘르 패닝·커스틴 던스트·콜린 파렐 등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한다. 돈 시겔 감독의 '매혹당한 사람들'을 리메이크했다.
자크 드와이옹 감독의 '로뎅(Rodin)'은 뱅상 랭동·이지아이즐랭·세브 카닐이 주연이다. 작품에 대한 열정과 애정이 뒤섞인 조각가 로댕의 인생을 담는다.
파키 아킨 감독의 '갑자기(Aus dem Nichts)'는 다이앤 크루거·너맨 아카가 이끈다. 파킨 아킨 감독은 2007년 '천국의 가장자리'에 이어 두 번째 칸 경쟁부문에 진출, 당시 각본상을 수상한 경력이 있다. 영화는 함부르크에 있는 독일 터키 공동체 안에서의 폭탄 사건을 배경으로 가족을 잃은 여성이 복수를 하는 내용의 스릴러다.
세르게이 로즈니차 감독의 '부드러운 사람(A Gentle Creature)'은 배우 바질리아 마코브시바가 주연이며, 도스토예프스키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러시아 외곽의 어느 마을에 사는 여인이 투옥된 남편으로부터 소포를 받고 '보낸 사람에게 가기'라고 쓰여있는 문구에 혼란스러워 하다가 감독을 방문, 그 곳의 악행을 목격한다는 이야기를 담는다.
벤 사프디·조슈아 사프디 감독의 '굿타임(Good Time)'은 국내에서도 친숙한 배우 로버트 패틴슨·제니퍼 제이슨 리 주연작이다. 사프디 형제의 첫 칸 진출작으로, 사이코패스 은행강도의 이야기를 다룬 케이퍼 무비다.
미카엘 하네케 감독의 '해피엔드(Happy End)'는 이자벨 위페르·토비 존스가 열연했다. 유럽 난민 위기를 배경으로 프랑스 칼레의 어느 가족 이야기로, 이자벨 위페르는 홍상수 감독의 '클레어의 카메라'를 통해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도 초청 받았다.
코르넬 문드럭초 감독의 '목성의 달(Felesleges ember)' 주연은 메랍 니니트쩨. 헝가리 부다페스트를 배경으로 난민과 이민자의 이야기를 그린다.
요르고스 란티모스 감독의 '성스러운 사슴의 죽음(The Killing of a Sacred Deer)'은 '매혹당한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니콜 키드먼·콜린 파렐이 호흡맞춘 영화다. 외과 의사를 자신의 가족에게 데려오려 하지만 그로 인해 예기치 못한 영향을 낳는다는 이야기다.
안드레이 즈비아긴체프 감독의 '러브리스(Loveless)'은 이혼을 진행중인 부부가 그들의 다툼 중 사라진 아들을 찾기 위해 팀을 이뤄 행동하는 과정을 그린다.
일본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빛(Hikari)'은 나가세 마사토시·아야메 미사키 주연작이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은 이번 영화로 칸영화제에 5번째 진출한다. 게으른 눈을 가진 카메라맨 마사야와 세상과 단절된 마사코의 교감을 다룬 영화라는 설명이다.
토드 헤인즈 감독의 '원더스트럭(Wonderstruck)'은 줄리안 무어·미셸 윌리암스·오크스 페글리가 함께 했다. 50년 전 뉴욕의 어느 소녀의 이야기와 비슷한 이야기를 가진 중서부 소년이 미스터리한 연결고리를 찾는다는 내용이다.
린 램지 감독의 '너는 정말 여기 없었다(You Were Never Really Here)' 호아킨 피닉스가 주연이다. 린 램지 감독은 어린 소녀를 성매매에서 구해내려는 참전 용사의 노력이 끔찍하게 잘못돼 버린다는 이야기로 3번째 경쟁부문 진출에 성공했다.
프랑소와 오종 감독의 '두 배의 사랑(L'AMANT DOUBLE)' 주연은 재클린 비셋과 마린 백트. 프랑소와 오종 감독 역시 3번째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이번에는 불안정한 우울증을 앓는 클로리와 심리치료 의사 폴의 사랑과 비밀에 대해 다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