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무대와 한층 더 친해진 한국 영화다. 제70회 칸국제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2017)에 무려 다섯 편의 한국 영화가 공식 초청을 받았다. '옥자(봉준호 감독)' '그 후(홍상수 감독)'가 수상을 놓고 경합을 치르는 경쟁부문에 이름을 올렸고, '불한당(변성현 감독)' '악녀(정병길 감독)'가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클레어의 카메라(홍상수 감독)'가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을 통해 전 세계 영화인들을 만난다.
이로써 한국 영화는 지난해 '아가씨(박찬욱 감독)'에 이어 2년 연속 경쟁부문에 진출하는 쾌거를 이룩했고, 다섯 편의 영화를 이끈 감독과 배우들은 '꿈의 무대'인 칸 레드카펫을 밟는다. 진출 소식부터 반전과 이변이 난무하다. 한국 영화계에도 매일이 축제가 될 70회 칸 영화제는 5월 17일부터 28일까지 개최된다.
박찬욱에 이어 홍상수다. 김민희가 칸영화제 경쟁 무대에 2년 연속 오르게 됐다. 그리고 2년 연속 '칸 여우주연상' 수상에 도전하게 됐다.
김민희는 지난해 치러진 69회 칸영화제에 영화 '아가씨(박찬욱 감독)'가 경쟁부문 진출에 성공하면서 생애 처음으로 칸 레드카펫을 밟았다. 김민희와 김태리는 영화를 이끈 여주인공으로 여우주연상 후보에 자동 노미네이트 왰다.
'제2의 전도연' 탄생을 기대케 했지만 '아가씨'는 아쉽게도 무관에 그쳤다. 하지만 김태리라는 신예의 발굴과, '인생연기'라는 찬사를 받게 만든 김민희를 또 재발견 시키면서 '아가씨'는 국내는 물론, 1년이 지난 현재까지 각종 세계 영화제에서 큰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
그 사이 김민희는 홍상수 감독과 손잡고 67회 베를린영화제에 입성, 칸에서 이루지 못했던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는데 성공했다. 또 한국 배우로는 베를린영화제에서 일군 첫 번째 성과로 의미를 더하며 베니스 강수연, 칸 전도연에 이어 베를린 김민희라는 칭호까지 얻었다.
유부남 감독과의 사랑과 이별 그리고 상처와 고민에 대해 담아낸 '밤의 해변에서 혼자'에서 김민희는 자신의 인생을 연기로 표출, '연기가 아닌 일상'이라는 비난 속에서도 세계 영화인들의 인정을 받았다.
그리고 김민희는 '그 후'라는 의미심장한 제목이 돋보이는 홍상수 감독의 21번째 장편영화 주연배우 자격으로 1년 만에 다시 칸영화제를 찾는다.
당초 칸영화제 경쟁진출은 홍상수 감독의 20번째 영화 '클레어의 카메라'가 유력하게 꼽혔다. '클레어의 카메라'는 프랑스 여배우 이자벨 위페르가 주연으로 나선 작품. 하지만 '클레어의 카메라'는 스페셜 스크리닝 부문에, '그 후'가 경쟁부문에 초청되면서 김민희가 여우주연상 후보에 오르게 됐다.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는 베를린에 이어 칸까지 접수하면서 둘만의 빅픽쳐를 현실화 시키고 있다. 만약 김민희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게 된다면 전도연에 이어 두 번째, 그리고 세계 3대 영화제로 손꼽히는 베를린과 칸에서 한 해에 여우주연상을 석권하는 한국 영화 역사상 최초이자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꿈보다 해몽이라고 하지만 이미 베를린의 성과가 있다. 설마 설마가 현실이 됐고, 홍상수 감독과 김민희가 해외 무대에서 펼치고 있는 그림은 분명 남다르다. 결국 칸 경쟁부문 진출까지 이뤄낸 두 사람이다. 경쟁작과 경쟁 배우들이 치열하지만 김민희의 칸 여우주연상 수상이 전혀 현실성 없는 이야기는 아닌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