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28년차 배우 최민식이 생애 첫 정치인 캐릭터로 열연했다. 최민식은 26일 개봉하는 영화 '특별시민(박인제 감독)'에서 3선 서울시장에 도전하는 변종구 역을 맡았다. '특별시민'은 선거전을 소재로 한 영화. 때마침 5월 9일 조기 대선을 앞두고 개봉해 시의적으로 관객들에게 많은 생각을 곱씹게할 작품이다. 최민식은 기획단계부터 영화에 참여해 의미가 더욱 남다르다. 단순히 캐릭터 연기만 한 게 아니라 관객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영화에 꾹꾹 눌러담았다.
※인터뷰②에서 이어집니다. -외국 배우나 감독들이 내한 기자간담회를 하면 항상 '올드보이'를 한국영화 대표작으로 꼽는다. "오랜기간 '올드보이'가 회자되는 것에 대해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감사하다. 어떤 분은 '악마를 보았다'에 대해 잘 봤다고 얘기해주는 분도 있더라.(웃음) '올드보이'에 대해 계속 좋은 얘기를 해주는 건 좋지만, 한 편으로 그 작품을 능가하는 작품을 해야된다는 부담감도 있다. ('올드보이'를 좋게 본 외국 영화 스태프들은) 한국영화 팀에 와서 한 번쯤 작업하고 싶다고 하더라. 한국에선 영화를 날밤 새면서 찍어서 쉽지 않을거라고 했는데도 그 사람들 눈엔 우리의 파이팅 넘치는 모습이 좋아보였는지 그럼에도 같이 하고 싶다고 하더라."
-현장에서 젊은 스태프나 젊은 배우들의 의견을 많이 듣는다고. "그게 나의 생존 방법이다. (웃음) 이제 현장을 가면 감독도 나보다 나이가 어리고, 대부분이 나 보다 어리다. 거기서 꼰대짓을 하면 바로 퇴출이다. 하하. 현장에서 자유롭게 대화를 나누는 분위기를 좋아한다. 영화 제목도 투표로 정한다. 제목 아이디어를 내서 1등한 사람에게 선물을 준다고 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받아서 결정한다. 또 요즘 젊은 배우들을 보면서 진짜 모든 걸 감각적으로 빨리 받아들이는 것 같아서 너무 부럽다. 내가 어릴 땐 오디션을 볼 때도 긴장을 많이 해서 보여주고 싶은 걸 다 하지 못 하고, 후회하고 오디션 장을 나왔는데 요즘 배우들은 자신감 넘치고 표현력이 뛰어난 것 같다. 그래서 연기도 잘하는 것 같다. 현장에서 경직되는 것도 없더라. 그런 배우들 보면 난 왜 그때 그러지 못했나 싶다.(웃음)"
-모든 걸 다 이룬 배우라는 느낌이 드는데 여전히 이루지 못 한 목표가 있나. "아직 내 나이가 많은 건 아니지만, 이제서야 이 나이가 되니깐 감이 좀 잡히는 것 같다. 대중들에게 때론 비난도 받고 칭찬을 받을 때도 있는데 그러면서 내 작업이 단단해진 것 같다. 더 영글어져야겠다는 생각이 있다. 또 대중들과 더 많은 얘기를 영화로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이번에 처음 정치인 캐릭터를 한 것처럼 앞으로도 더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다. 팀 버튼 감독 스타일 같은 판타지 영화도 해보고 싶다. 단편 소설같은 영화도 해보고 싶다. 인간 본연의 무언가를 건드리는 작품도 해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