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세인트루이스와의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3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1-1 동점 상황에서 강판돼 승패를 기록하진 못했고, 최근 6연승 상승세를 타던 다저스는 1-2로 패하며 연승 행진에 제동이 걸렸다. 팀은 패했지만 류현진에겐 선발진 복귀 전망을 밝힌 호투였다.
류현진은 지난달 19일 마이애미와의 홈 경기에서 시즌 2승째를 따낸 뒤 선발 로테이션에서 탈락했다. 5월 26일 세인트루이스전에서는 6회 구원 투수로 등판했다. 2013년 메이저리그 진출 후 첫 번째 불펜 등판이었다. 4이닝 무실점으로 개인 통산 1호 세이브를 거뒀지만 자존심이 상할 수 있었다. 롱릴리버로 역할이 굳어지는 듯 했던 류현진은 알렉스 우드의 갑작스런 부상으로 선발 기회를 다시 잡았고, 노련하게 제몫을 다했다.
시종일관 안정적이었다. 1회를 삼자범퇴로 처리한 류현진은 2회 실점했다. 1사 뒤 토미 팜에게 중전 안타를 맞았고, 후속 스티븐 피스코티의 외야 플라이 때 주자가 2루까지 진루했다. 2사 2루에서 류현진은 폴 디용에게 중견수 방향으로 1타점 2루타를 맞았다. 실점 뒤 쿠바 출신 알레디미스 디아스를 고의4구로 내보내 2사 1·2루. 하지만 다음 타자인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이후 투구 내용은 깔끔했다. 3회를 삼자범퇴로 막았고, 4회에는 제드 저코와 팜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피스코티에게 2루타를 맞았지만 디용을 평범한 투수 앞 땅볼로 잡고 이닝을 끝냈다. 이어 5회를 다시 삼자범퇴로 끝냈고, 1-1 동점이 된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맷 카펜터, 야디에르 몰리나, 저코를 모두 플라이 아웃으로 처리했다. 류현진은 1-1로 맞선 7회 2사 2루 찬스에서 대타 오스틴 반스와 교체돼 경기를 마무리했다.
6회까지 투구 수는 77개에 불과했다. 스트라이크는 51개. 안정된 컨트롤로 스트라이크존 구석구석을 공략했다. 패스트볼과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를 다채롭게 섞어 타자 타격 타이밍을 빼앗았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4.28에서 3.91까지 낮췄다. 3피안타는 5월 1일 필라델피아전(5⅓이닝)과 함께 올시즌 최소 기록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경기 뒤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류현진의 투구는 매우 고무적이었다. 또 (선발) 기회를 주겠다"고 만족감을 나타냈다. 하지만 "우드의 건강 상태에 달려 있다"며 확답은 하지 않았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세인트루이스 오승환도 등한해 시즌 12호 세이브를 기록했다. 오승환은 2-1로 앞선 9회 등판해 실점 없이 세인트루이스의 승리를 지켰다. 선두 타자 아드리안 곤살레스에게 안타를 허용했지만 후속 세 타자를 삼진-뜬공-삼진으로 아웃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