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수삼 회장이 2016년 8월 FC네트워크(FCN) 사내이사로 등재한 이유는 쉽게 예측할 수 있다.
이는 본격적으로 FCN에 개입하고, 실질적인 대표 권한을 누리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그렇지 않다면 굳이 사내이사로 등록할 필요가 없다. 10년이 넘도록 이빨을 숨긴 채 뒤로 숨어 있다 사내이사로 모습을 드러낸 것에 업계 관계자들은 "그동안 뒤에서 FCN을 좌지우지한 채 회장이 이제 전면으로 나서겠다는 것 아니겠냐"고 예상했다.
'현대가 거물'인 채 회장이 전면에 나선다면 '현대가'인 KFA와 더욱 적극적인 관계로 발전될 가능성이 크다. 현대가의 FCN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는 더욱 탄력을 받을 것이 자명해 보인다.
채 회장은 이전부터 '현대가 커넥션' 논란을 자주 일으킨 인물이다.
채 회장은 '현대맨' 라인들과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각종 특혜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현대맨 중에서도 현대건설 선배인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밀접한 사이인 것은 업계에서 이미 유명한 얘기다. 이명박 정부 시절에는 '정부 광고 몰아받기'로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런 그가 FCN 전면에 나선다는 것은 '현대가' 대한축구협회로 초점을 맞췄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렇다면 현 황정우 대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
황 대표는 2005년 당시 FCN 주식의 9.27%를 소유하며 4대 주주로 이름을 올렸다. 그 위에 더 많은 주식을 보유한 3인이 더 있었지만 황 대표가 대표직을 달았다. 이는 최대 주주 채 회장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이끌어 낼 수 있다. 그렇지 않고서는 황 대표가 대표를 할 수 없는 지분 구조였다.
2017년 황 대표는 주식 지분을 29%까지 끌어올려 그레이프 커뮤니케이션즈(30%)에 이은 2대 주주가 됐다. 이 역시 채 회장이 금강기획 후배이자 FCN 얼굴로 내세운 황 대표를 지금까지 지지해 앞의 2명을 밀어내고 지분을 쌓을 수 있도록 도와줬다는 추측이 가능하다.
채 회장과 황 대표의 지분을 합치면 무려 59%다. 업계 관계자들도 황 대표가 지분을 높이는 데 채 회장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있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채 회장이 이끌고 적극적으로 비호해 준 황 대표가 세력을 키우면서 절대 권력을 만들어 낸 것이다.
KFA와 더욱 돈독한 밀월 관계를 형성하겠다는 준비를 마친 셈이다. 새 정부가 들어섰고 세상은 바뀌고 있지만 '현대공화국 그들만의 농단 잔치'에는 브레이크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