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안 의원은 국정감사에서 대한축구협회(KFA) 비리를 폭로하며 KFA와 FCN의 유착 관계를 강하게 비판했다. FCN 이사 명단에 KFA 간부가 포함된 것을 지적했고, KFA 임직원이 FCN 주식을 차명으로 소유했다는 의혹 등을 제기했다. 안 의원은 "대한축구협회가 아닌 현대축구협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2년이 흘렀지만 KFA를 바라보는 안 의원의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 지난달 31일 일간스포츠는 국회의원회관에서 안 의원을 단독 인터뷰했다.
한국 스포츠 개혁에 대한 이야기가 이어지던 중 KFA에 관한 질문을 꺼내자마자 안 의원은 "대한축구협회? 현대축구협회다. 현대가의 조직"이라고 확고하게 답했다.
안 의원은 이어 "12년 전과 달라진 건 없다. 옷만 정몽준에서 정몽규로 바꿔 입은 것뿐이다. '현대가'들끼리 나눠 먹고 있다. 비판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축구협회장의 철학에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회장이라는 사람이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철학이 없다. 축구 발전보다는 다른 데 사심이 있다"며 "그러니 회장은 축구인들에게 존경과 신뢰를 받지 못한다. 축구 발전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라고 일갈했다.
"최순실도 뚫지 못한 현대축구협회 조직이다. 정말 대단하다."
안 의원은 최순실의 이름도 꺼냈다. 최순실은 권력의 힘을 이용해 한국의 다양한 스포츠계로 침입했다. 각종 특혜를 얻으며 수많은 이권을 챙겼다. 이런 최순실마저도 거의 유일하게 건들지 못한 스포츠 조직이 KFA다.
그만큼 현대가 기득권 세력의 힘이 '절대권력'이 된, 그 누구의 손길도 들어올 수 없는 폐쇄적인 조직이라는 의미다.
안 의원은 정몽준 회장이 1993년 집권한 뒤 24년 동안 이어진 현대가의 장기 집권을 끝낼 때가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한축구협회는 이제 축구인들에게 돌려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정 회장은 축구인들에게 쫓겨날 것"이라며 "이런 불행한 일이 생겼으면 좋겠다. 한국 축구에서 현대가의 불행은 축구인의 행복이다"고 표현했다.
그러기 위해서는 축구인들도 스스로 대한축구협회를 찾으려는 노력이 더해져야 한다고 했다.
안 의원은 "축구인들이 주인 인식을 가지고 노력해야 한다. 신망 있고 능력 있는 축구인들이 대한축구협회를 돌려받아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도 "현대가에 조력하고 침묵한 축구인들도 책임이 있다. 비겁한 것이다. 축구인들이 힘을 뭉쳐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