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 서울과 수원 삼성, 전북 현대 등 한국을 대표하는 클럽들은 지난 주말 어이없는 패배와 무승부로 아쉬움을 삼켰다. 반면 상주 상무는 6·25를 맞아 서울을 짜릿하게 꺾으며 참전 용사의 넋을 기렸다.
◇ '명가' 서울-수원… 안 풀리네
서울은 25일 상암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와 경기에서 전반 36분 이석현(27)의 선제골로 앞서가다 후반 들어 1-2로 역전패했다. 후반 6분 황순민(27)에 동점골을 내줬고, 정규 시간이 거의 끝나 가는 후반 45분에는 김호남(28)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다 잡은 경기를 한순간에 날린 황선홍(49) 서울 감독은 "당황스럽다"며 황망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비슷한 시각. 서정원(47) 수원 감독도 비슷한 감정을 느꼈다.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강원 FC와 경기에서 2점 차 리드를 지키지 못하고 무승부를 허용했기 때문이다. 수원은 조나탄(27)의 선제골과 곽광선(31)의 추가골, 유주안(19)의 세 번째 골로 3-1 리드를 잡고도 후반 들어 두 골을 내리 내줬기 때문.
특히 후반 막판에는 교체로 투입된 조원희(34)가 헤딩 자책골을 넣어 승리를 날렸다. 서 감독은 "운이 없었다"고 했다.
수원과 서울은 26일 현재 나란히 6위(6승6무4패·승점 24점)와 7위(5승6무5패·승점 21점)에 올라 있다. 팀의 규모, 역사를 볼 때 격에 맞지 않는 성적이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 전북이 당한 '일격'
최강희(58) 전북 감독은 같은 날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대구 FC전이 끝난 뒤 "축구가 참 어렵다"고 한탄했다. 전북은 올 시즌 처음으로 클래식에 승격한 최하위권 대구를 상대로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북은 7연속 무패(4승3무)는 이어 갔지만 홈에서 승점 3점을 쌓는 데 실패했다. 선제골을 내주고 쫓아가면 다시 대구가 도망가기 일쑤였다. 전북은 동점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끝내 역전에는 실패했다.
벌써 다음 경기가 부담으로 다가온다. 전북은 28일 포항 스틸러스전을 시작으로 울산 현대와 제주 유나이티드 같은 강팀과 만만치 않은 일정을 앞두고 있다. 최 감독은 "많이 준비했는데 아쉽다. 다음 포항 원정까지 부담된다"고 했다.
그런 면에서 상주는 이번 16라운드에 가장 돋보인 팀이었다. 이날 경기 전까지 7경기 연속 무승으로 고전하던 상주는 서울전에서 군인 정신을 발휘해 역전승을 일궜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제67주년 6·25로서 각 팀들은 경기에 앞서 참전 용사를 위한 묵념을 했다. 동시에 상주는 2005년 5월 18일 5-3으로 이긴 이후 상암에서 12번 싸워 3무9패로 밀렸던 굴욕에서 벗어났다.
김태완(46) 상주 감독은 "오늘은 6.25 전쟁 기념일이라 전쟁처럼 치열하게 했다. 11년 만에 상암 대첩이 성공했다"며 기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