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인식은 18일까지 2군에서 10경기에 등판해 2승1패 평균자책점 4.24를 기록 중이다. 수준급 성적은 아니지만 '타고투저'가 극심한 2군 분위기를 감안했을 때 평균 이상이다.
현재 2군에서 규정 이닝을 채우고 3점대 평균자책점을 유지하고 있는 투수는 6명에 불과하다. 최근 등판이던 지난 11일 두산 2군전에선 3이닝 3피안타 6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40⅓이닝 동안 볼넷을 6개(삼진 44개)만 내줬을 정도로 컨트롤이 수준급이다.
통증 없이 공을 던지고 있다는 게 중요하다. 백인식은 2015년 10월 오른팔꿈치 인대 재건수술을 받았다. 2016년 10월엔 팔꿈치에 웃자란 뼈를 깎고, 뼛조각을 제거하는 수술을 동시에 진행했다. 공백은 길어졌다. 기나긴 재활을 끝내고 마운드에 오른 건 지난 5월 6일 NC 2군전이었다. 첫 수술 후 복귀까지 무려 19개월이 걸렸다. 이후 큰 문제 없이 2군 로테이션을 소화 중이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모든 게 좋다. 현재 엄지에 물집이 생겨서 피부가 약간 찢어졌다"며 "원래는 이번주 수요일쯤 선발이었는데, 주말 경기에 중간계투로 나갈 것 같다"고 근황을 전했다.
투구 수 제한은 없다. 팔꿈치에 문제가 발견되지 않아 선발로 뛰는 중이다. 백인식은 "투구 수는 이미 90개 넘게도 던졌다. 아무래도 팔에 리스크가 있기 때문에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지만 투구 후 회복 속도도 빨라지고 많이 좋아졌다"고 반겼다. 이어 "최근 2경기에선 경기마다 구속이 시속 1㎞씩 늘어났다. 현재는 최고 구속이 시속 146㎞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2013년 1군에 데뷔한 백인식은 그해 5승5패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하며 하위 선발 로테이션을 책임졌다. 이승호(2000년)와 임치영(2012년)·여건욱(2013년)에 이어 구단 역사상 선발 데뷔전에서 승리한 네 번째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부상 여파로 전열에서 이탈했고, 팬들의 기억에서도 잊혔다. 그는 "2년을 쉬었는데, 두 달 잘했다고 좋다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내 "그날그날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2013년만큼 컨디션이 괜찮다. 컨트롤이 잘되지 않았던 체인지업도 꾸준하게 하다 보면 잘될 것 같은 느낌이다. 만족한다"고 덧붙였다.
SK는 현재 불펜이 붕괴 직전이다. 전반기 마지막 11경기에서 불펜 평균자책점이 10.06으로 바닥을 쳤다. 백인식은 불펜 보강 카드 중 하나다. 투구 유형이 사이드암으로 같은 김주한의 부진을 대체할 수 있는 자원이다. 그는 "1군에 가면 중간으로 던져야 할 것 같다. 후반기에는 올라갈 수 있게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