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장 차이가 뚜렷했다. 하지만 입장 차이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에서 징계가 시작됐다. 분위기가 급속 냉각되고 있다.
MBC 'PD수첩'은 25일 결방됐다. 제작진이 21일 제작중단을 선언했기 때문. PD협회 측은 'PD수첩에 물린 재갈 당장 거두라'는 제목으로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에 따르면 2015년 대한민국 민중총궐기 중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위반으로 실형이 선고된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례를 시작으로 한 국회의원의 노동자 비하, 집배원의 자살, 장시간 노동에 졸음운전으로 사고를 낸 버스 운전자 등의 이야기로 노동 현실에 대해 사회적 물음을 던지려 했지만, MBC 편성국과 시사제작국 고위관계자는 'PD수첩'을 두고 편향성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방송을 불허했다. '참고 버티며 방송을 지속하는 것이 무의미해졌다는 판단에 따라 제작중단을 한 것'이라고 전했다.
MBC 측은 '기획안을 보면 '한상균 위원장이 다수의 실정법을 어겼다는 것이 사법 당국의 판단이지만 일부에서는 지나치게 경직되고 무리한 법적용이었다는 비판이 있다'는 전제였다. 또 '정권이 시민들의 정당한 요구를 불법 폭력 시위로 몰아가고 한 위원장을 희생양으로 삼았다는 주장이 있다'는 점을 다루겠다고 적시했다. 대법원의 확정 판결이 난 뒤 새로운 증거나 사실이 나오는 등의 사정이 달라진 점이 없기 때문에 아이템이 적절치 않다. 대법원 최종심이 나왔다고 해도 가해자와 피해자가 억울하게 뒤바뀐 판결이었거나 명백한 무죄 증거가 새롭게 밝혀졌다면 'PD수첩'이 얼마든지 다룰 수 있지만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대법원 판결을 뒤집을 명백한 팩트 제시도 없었고 취재할 충분한 시간도 없는 상황에서 자신들이 소속된 언론노조의 상급단체인 민노총 위원장에 대해 동정적인 여론을 조성하는 방송을 한다는 것은 방송 규정 위반일 뿐만 아니라 누가 보더라도 상식에 어긋난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면서 '공정성과 객관성을 전제로 제출된 어떠한 사전 기획안도 거부되거나 제작이 중단된 적이 없다'고 강조하며 맞섰다.
이런 가운데, 'PD수첩'의 선임 PD인 이영백 PD가 26일자로 대기발령 조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PD수첩' 제작진과 MBC의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