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상 최악의 폭염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에어컨 판매량이 올해 그 기록을 넘어설 전망이다.
30일 가전업계에 따르면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 대수는 최대 250만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는 역대 최고치였던 지난해의 220만대를 10% 이상 뛰어넘는 수치다.
삼성전자의 경우 지난 21일 기준으로 올해 국내 에어컨 판매량이 100만대를 넘어섰다. 반년 조금 넘는 시점에서 100만대를 넘어선 것은 이례적이다.
LG전자 역시 상반기 판매 대수가 전년 대비 2배가량 증가하면서 이미 지난해 전체 실적을 넘어선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에어컨 판매가 계속 증가하는 것은 지난해 여름 구입에 '실패'한 소비자들의 대기 수요에 더해 최근 고효율 제품이 속속 출시되면서 전기요금을 아끼려는 교체 수요까지 이어지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됐다.
아울러 인체 감지 카메라를 통해 자동으로 맞춤형 바람을 내보내는 LG전자의 '휘센 듀얼 에어컨', 세계 최초로 바람 없이도 실내 온도를 균일하게 유지해주는 삼성전자의 '무풍 에어컨' 등 고성능 신제품의 인기몰이가 계속되는 것도 주문 증가의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문제는 에어컨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오는 데 있다. 제조사들이 공장을 풀가동하고는 있지만 주문이 밀리면서 실제로 소비자가 시원한 바람을 쐬는 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있다.
한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매장에서 에어컨을 새로 사서 배송·설치하는 데 최소 2주 이상 걸리고 있으며, 이사 등으로 기존 제품을 이전 설치하는 것은 이보다 1~2주가량 더 소요된다"고 전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