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윤계상이 영화 '범죄도시(강윤성 감독)'를 통해 배우 인생 최초, 최고의 경험을 하고 있다.
지난 3일 개봉한 '범죄도시'는 16일까지 누적 관객 수 380만5982명을 기록했다. 손익분기점은 약 200만 명으로, 개봉 일주일째인 9일 이미 넘어섰다. 같은 날 개봉한 대작 영화 '남한산성(황동혁 감독)'보다 많은 관객을 모았다. 특히 윤계상은 '범죄도시'의 흥행에 가장 행복한 비명을 지르는 중이다.
'범죄도시'는 2004년 하얼빈에서 넘어온 신흥 범죄 조직을 일망타진하는 강력반 형사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에서 윤계상은 신흥 범죄 조직의 우두머리 장첸을 연기한다. 배우 인생 최초 악역이다. 윤계상은 "악역을 향한 목마름이 있었다. 그런데 시나리오가 잘 안 들어온다. 순한 외모 때문인 것 같다"면서 "'범죄도시'는 나에게 엄청난 도전이었다"고 말했다.그가 연기한 장첸은 타 흥행 영화 속 인물처럼 캐릭터화될 정도. 최근 그는 200만 관객 돌파 공약을 지키기 위해 장첸 분장을 하고 극장 무대 인사에 나섰는데, 장첸으로 돌아온 그의 모습을 담은 영상이 SNS에서 크게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영화가 흥행하고 캐릭터가 인기를 얻자 자연스럽게 유행어도 생겼다. 윤계상이 영화를 통해 만들어 낸 최초의 유행어인 셈. 윤계상은 영화 내내 조선족 인물을 연기하기 위해 연변 사투리를 구사한다. '너 내가 누군지 아니' '도끼 어디 있니' 등 섬뜩하지만 강렬한 대사들이 젊은 관객들 사이에서 유행어가 된 것. 전화가 왔을 때 장첸의 얼굴이 화면에 등장하도록 설정한 뒤 '전화 아이 받니'라는 발신자 명이 뜨도록 하는 독특한 유행도 만들어 냈다. 윤계상은 "연변 사투리를 두 달 동안 연습했다. 워낙 악센트가 세기 때문에 수위를 조절하는 것이 문제였다"고 밝혔다.
'범죄도시'는 윤계상 최고의 흥행작이기도 하다. god의 멤버에서 배우가 된 그는 총 13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6년째 연애중' '비스티 보이즈' '풍산개' 등 제목이 익히 알려진 작품도 여럿이지만 유독 흥행과는 인연이 없었다. '비스티 보이즈'가 72만 명, '6년째 연애중'이 112만 명, '풍산개'가 71만 명의 관객을 동원했다. 의미 있는 작품이긴 하나, 흥행작이라고 하기엔 역부족이다. 그런 그에게 '범죄도시'는 최고의 흥행작이다. 같은 시기에 개봉한 '남한산성(황동혁 감독)' '킹스맨: 골든 서클(매튜 본 감독)'은 막대한 제작비가 든 대작들. 대작들과 경쟁 속에서 입소문만으로 승부해 380만 명이 넘는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최초의 악역, 최고의 흥행을 이뤄 낸 그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범죄도시' 다음 행보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윤계상 측 관계자는 "여러 시나리오를 검토 중이다. 드라마와 영화, 혹은 액션과 멜로 가리는 것 없이 다양한 시나리오를 보고 있다. 아직 구체적으로 이야기가 오간 작품은 없지만, 재미있는 작품 출연 제안이 들어온다면 언제든 차기작을 정할 계획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