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보연이 삶의 굴곡을 일로 이겨냈다. 과거엔 스타가 되는 것, 수상의 영광을 먼저 생각했다면 지금은 내려놓음으로 좀 더 편안한 연기를 추구하고 있다.
5일 방송된 MBC '휴먼다큐-사람이 좋다'에는 두 번의 이혼 아픔 후 솔직한 심경과 싱글로서, 배우로서,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삶이 공개됐다.
변치 않는 미모와 소녀 감성을 유지한 김보연. 1983년 서울국제가요제 금상을 수상, 넘치는 끼와 열정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지금도 쉬지 않고 카메라 앞에 서고 있다. 왕성하게 중견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김보연은 "밖에 있으면 집에 가야지 그런다. 집이 편하다. 옷장 한 부분 정리해야겠다고 하면 그거 조금 하다가 바닥도 조금 청소하고 그런다"면서 나름의 싱글 라이프를 즐겼다.
8년 결혼생활 끝 전노민과 이혼했다. 그것도 5년 전 일이 됐다. 이에 대해 김보연은 "바보인 것 같다. 고민스럽고 힘들고 그러면 힘들다고 표현을 잘 안 한다. 혼자 잘 지낸 것 같다. (힘들어서) 죽겠다고 생각은 안 해봤다. 지난 일이다. 잘하고 못한 게 어디 있나. 서로가 잘 못한 것"이라고 털어놨다.
이혼 후 전노민을 만난 건 딱 한 번이었다. 그것도 생각하지 못한 장소에서였다. 김보연은 "김영애 언니 상갓집에 갔다가 한 번 만났다. 사람들이 다 쳐다보고 있는데 그냥 가면 이상할 것 같아서 악수하며 '보기 좋다. 잘 지내시냐'고 인사했다. 너무 당황스러워서 연기했다. 뺨에 경련이 일어나는데 웃었다. 그 모습을 돌아가는 길에 떠올리니 웃겼다"고 회상했다.
김보연은 장애우들을 도우며 봉사활동을 하고 있었다. "주는 것보다 받는 게 훨씬 더 많다. 봉사활동을 통해 일상의 적적함, 외로움을 잊는다"면서 "내 일이 바쁘면 또 봉사활동을 잊곤 하는데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해서 한 다리 걸쳐두고 있다"고 수줍게 웃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결혼한 큰딸이 올해 초 손주를 안겨줬다. 진짜 할머니가 된 것. 손자와 영상통화를 한 김보연은 딸이 할머니라고 외치자 "할머니라고 하지 마"라고 어색함을 토로했다. 이어 "아직까진 이상하다. 내 딸이 아이를 낳았다는 게 실감이 잘 안 난다"고 덧붙였다.
김보연은 친언니들과 모여 식사했다. 소량을 서서 식사했다. 그 이유를 묻자 김보연은 "삼시 세끼를 먹되 저염에 소식이 기본이다. 지금도 허리사이즈가 26이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종일 운동 안 했다고 하면 저녁을 적게 먹는다. 다섯 시에 숟가락을 놓는다. 숟가락 놓은 후 아랫배에 힘을 주고 있다. 포대 자루 들고 계속 집 안을 40분 동안 왔다 갔다 한다. 청소하는 게 아니라 운동하는 것"이라면서 "여자는 포기하면 안 된다. 노력한 만큼 결과가 나온다. 나도 배우가 아니었다면 먹고 자고 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김보연은 배우로 먼저 활동을 시작했지만, 80년대 가수로도 활발한 활동을 해왔다. 본래 가수가 꿈이었던 소녀는 음반 활동으로도 높은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배우와 가수 활동을 병행하기란 쉽지 않았다. 김보연은 "곡이 나오면 다 돌아다녀야 했다. 근데 그게 진짜 어렵고 힘들었다"면서 결국 본래 꿈이었던 가수를 포기하고 배우의 길을 걷게 됐다고 설명했다.
청순한 역할부터 개성 넘치는 역할까지 다양한 연기를 소화한 연기 경력 43년의 베테랑 배우. 김보연은 "일이 없었다면 더욱 힘들었을 것이다. 예전엔 연기할 때 스타가 될 수 있을까, 상을 받을 수 있을까를 먼저 생각했던 것 같다. 지금은 조금 더 편하게 연기를 하고 싶다는 생각뿐"이라고 전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