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도시(강윤성 감독)'에서 윤계상의 오른팔 위성락을 연기한 그는 영화의 흥행으로 인생 최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삭발 머리에 태닝한 검은 피부, 다이어트로 '퀭'해진 얼굴을 하고선지하철을 타고 다니며 찍은 영화가 역대 청소년관람불가등급 한국영화 흥행 순위 3위에 오른 덕분이다.
사실 진선규는 지금껏 선하고 정의로운 역할만 맡아왔다. '범죄도시'와 동시기 개봉한 영화 '남한산성'에서도 그의 얼굴을 찾아볼 수 있는데, 누구도 동일 인물임을 알아차리지 못할 정도였다. '남한산성'에서 그는 비참하게 죽음을 맞는 군인을 연기했다.
"삭발이 터닝포인트이자 신의 한 수"라고 말하는 그는 '범죄도시'로 연기 인생의 새로운 막을 올렸다.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르는 영예도 안았다. '범죄도시'의 흥행도, 지금의 인기도 그에겐 기적 같았다. -흥행 예상했나. "이렇게 될 거란 생각은 못했다. 모든 배우와 스태프들이 다 기적이라고 말한다. 그냥 연극처럼 찍을 수 있어서 행복했다. 두달 가까이 계상이 집에 모여 연습했다. 매일 공부했다. 2~3주 지나니까 전체 대사를 다 외우게 되더라. 그렇게 연습해서 전날 다시 연습하고, 당일날 아침 리허설을 하는 거다. 그렇게 하다보니 계상이는 자기 몫을 나눠주기 시작했다. 룸살롱 신이라든가, 독사를 죽이는 신은 시나리오에선 계상이 거였다."
-'암수살인' 촬영 중 입원했다. "지금은 몸을 추스르고 있다. 일상 생활은 가능한 정도다. 20여년 만에 처음 이런 병을 앓아봤다. 일주일동안 병원에만 누워있었다. 병원에 있다가 촬영장에 가면 김윤석 선배가 '빨리 찍고 들어가라'고 해주셔서 좋았다. 하하."
-롤모델은. "정말 영화를 아무것도 모르는 시골에 살 때 '가위손'이라는 영화를 보고 너무나도 감동을 받았다. 그래서 조니뎁이 내 롤모델이다. 나는 판타지영화를 하고 싶다. 그런 판타지적인 인물이 되고 싶다."
-연극을 하며 무명 시절이 길었다. "누가 그 시절을 힘들었냐고 물으면 나는 '100% 안 힘들었다'고 할 거다. 물론 육체적으로 혹은 금전적으로 힘들었을지 모르지만, 내가 좋아서 하고 있는 거니까 좋은 게 더 컸다. 물론 결혼하고 나서 쌀이 떨어진 날도 있엇다. 그러나 그 어려움을 이기면서 해내는 소중함이 있었다."
-앞으로의 계획은. "일단 지금 이렇게 주목받았는데, 설렘도 있고 기대감도 있지만 다음 작품과 비교될까봐 약간의 걱정도 있다. 사실 그런 것 신경쓰지 않고 우리 딸이 제일 좋아하는 액체괴물 같은 배우가 되고 싶다. 투명한데다 만지는대로 형태가 달라진다. 또 담는대로 담겨지고 꽉 찬다. 잘 채워지고 변하고, 투명하고 어떤 상대든 그 만큼의 것을 돌려주는 배우가 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