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는 29일 2017년 제4차 이사회를 열고 KBO 정관 제10조 '임원의 선출'에 관해 심의했다. 그 결과 12월을 끝으로 임기가 만료되는 구본능 총재 후임으로 정 전 국무총리를 추천하기로 만장일치 의결했다.
이번 이사회에는 구본능 총재와 양해영 사무총장을 비롯해 박한우 KIA 사장, 전풍 두산 사장, 김창락 롯데 사장, 이태일 NC 사장, 류준열 SK 사장, 신문범 LG 사장, 최창복 넥센 사장, 김신연 한화 사장, 유태열 kt 사장이 참석했다. 김동환 삼성 사장은 구 총재에게 의결권을 위임했다.
KBO 정관에는 '총재는 이사회에서 재적이사 4분의 3 이상의 동의를 받아 추천하며, 총회에서 재적회원 4분의 3 이상의 찬성으로 선출한 후 주무관청에 보고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KBO는 추후 총회를 열어 신임 총재 임명건을 의결한 뒤 주무관청인 문화체육관광부에 보고할 예정이다. 총회 개최가 불가능할 경우 서면 의결을 통해 새 총재를 선출한다. 정운찬 총재 추천자가 총회를 통과하게 되면 2018년 1월 1일부터 KBO를 이끌게 된다. 임기는 3년이다.
정운찬 총재 추천자는 처음부터 구단주들이 가장 강력하게 원했던 인물이다. A 구단 고위 관계자는 "예전에 10개 구단 구단주나 구단주 친인척 가운데 한 명이 총재를 맡기로 합의한 적이 있다. LG 친인척 그룹인 구본능 총재도 그때 뽑힌 인물"이라며 "이번에는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이 때문에 KBO에서 각 구단주들에게 차기 총재 후보를 추천 받는 형식으로 후보자 선출이 진행됐다"고 말했다. 이 과정에서 복수 구단 구단주가 정 전 국무총리를 추천했다.
각 구단 사장단도 환영했다. 이사회에 참석했던 B 구단 사장은 "야구를 사랑하기로 유명한 분이고 명망과 덕망을 갖추신 분이다. KBO를 이끌 차기 수장으로 충분한 자격을 갖춘 분이라고 판단해 이사회에서 추대됐다"며 "비밀 투표 결과 단 한 구단도 반대하지 않고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설명했다.
충남 공주 출신인 정운찬 총재 추천자는 경기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마이애미 대학교에서 경제학 석사, 프린스턴 대학교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각각 받았다. 1978년 모교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로 부임했고, 2002년 역대 최연소 서울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2009년 9월부터 2010년 8월까지는 국무총리를 역임했다. 현재는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을 맡고 있다.
유명한 야구팬이다. 특히 두산의 원년팬으로 잘 알려져 있다. 라디오 방송에서 특별 해설을 한 경험이 있고, 메이저리그 경기 시구도 했다. 2013년에는 '야구 예찬'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두산 관계자는 "올 시즌 중에도 여러 차례 야구장을 찾아 직접 경기를 관전하셨다"고 했다.
야구 현안에도 관심이 많다. 여러 차례 KBO 총재로 물망에 올랐다. A 고위 관계자는 "유영구 총재가 선출되던 시기부터 매번 총재 임기가 끝날 때마다 새 총재 후보로 거론되던 분"이라고 했다. 번번이 제의를 거절했지만, 이번엔 수락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KBO가 새 총재를 맞이할 준비를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