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2018시즌 독일 분데스리가(총 34경기) 전반기를 요약하면 이렇다. 17경기를 치른 현재 뮌헨(승점 41·13승2무2패)이 2위 샬케(승점 30·8승6무3패)를 승점 11점 차로 따돌리며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이다. 지난 시즌까지 리그 5연패를 달성한 뮌헨이지만, 이번 시즌 헤르브스트 마이스터(Herbst Meister·'가을 우승'이라는 뜻으로 분데스리가 전반기 선두팀을 가리키는 말)는 의미가 남다르다.
뮌헨은 최악의 스타트를 끊었다. 지난 10월 초까지 리그 7경기 4승2무1패(승점 14)에 그치며 라이벌인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와 승점 5점 차까지 벌이진 2위에 그쳤다. 무패를 달릴 것으로 예상된 유럽 클럽 대항전 조별리그에서도 망신을 당했다. 뮌헨은 지난 9월 28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2차전 원정경기에서 한 수 아래로 여겼던 파리 생제르맹(PSG)에 0-3으로 완패했다. 안첼로티 감독은 굴욕적인 패배를 기록한 지 하루 만에 전격 경질됐다.
뮌헨의 흐름이 바뀐 것은 유프 하인케스 감독이 4년 만에 다시 뮌헨의 지휘봉을 잡으면서다. 하인케스 감독은 2012~2013시즌 뮌헨의 트레블(정규 리그·DFB 포칼·UEFA 챔피언스리그 동시 우승)을 이끈 명장이다. 용병술과 전술 능력에서는 현존 감독 중 최고라는 평가다. 하인케스는 부임과 동시에 특유의 카리스마로 선수단을 장악했다. 하인케스는 자유분방한 분위기의 스타 구단 선수단이 일주일에 한두 번은 모여 함께 식사를 하게 해 팀워크를 다졌다. 또 안첼로티 감독 시절 소외돼 불만이 극에 달했던 아르연 로번·프랑크 리베리·토마스 뮐러 등 베테랑 선수들을 중용해 팀의 분위기를 다잡았다.
결과는 대성공. 뮌헨은 압도적인 경기력을 회복하며 선두를 탈환했다. 선두에 승점 5점 뒤진 상황을 극복하고 승점 11점을 리드하는 기적의 역전극을 펼쳤다. UEFA 챔피언스리그에선 PSG(6일)를 3-1로 제압하고 자존심을 회복했다. 뮌헨의 칼 하인츠 루메니게 회장은 25일 분데스리가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하인케스 감독의 복귀는 한마디로 '원더풀'"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인케스 감독이 뮌헨의 지휘봉을 잡고 16경기에서 15승을 거뒀다. 2위와 격차가 무려 승점 11점이라는 점은 무척 인상적인데, UEFA 챔피언스리그와 DFB 포칼(독일 FA컵)도 도전 중"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초반 가파른 상승세를 달리던 도르트문트는 우울한 연말을 맞았다. 피터 보츠 신임 감독 체제로 시즌을 시작한 도르트문트는 개막 이후 7경기 무패(6승1무)를 달리는 파란을 일으켰다. 초반 5경기에선 13골을 터뜨리면서 단 한 골도 내주지 않는 완벽한 팀 전력을 과시했다. 하지만 지난 10월 15일 라이프치히전 2-3 패배를 시작으로 추락했다. 도르트문트는 이후 8경기에서 3무5패에 그치며 8위까지 추락했다. 공교롭게도 뮌헨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시점이다.
하인케스와 달리 보츠는 팀의 에이스인 스트라이커 오바메양과도 불협화음을 빚었다. 그는 오바메양을 경기에서 제외하는 극약 처방도 썼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는 평가다. 결국 도르트문트 구단은 지난 11일 보츠 감독을 경질했다. 페터 슈퇴거 감독이 후임 사령탑에 오른 도르트문트는 가까스로 3위(승점 28·8승4무5패)를 지켰다. 하지만 도르트문트와 동률인 팀이 무려 3개 팀(레버쿠젠·라이프치히·보루시아 묀헨글라트바흐)이나 있어 현 순위는 의미가 없다는 평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 20일 뮌헨과 포칼 8강에서 맞붙어 1-2로 져 사기가 바닥에 떨어진 상태다.
슈퇴거 감독은 새해를 분위기 반전의 시점으로 삼고 있다. 독일 지역지 만하이머 모르겐은 "슈퇴거 감독이 선수단 경기력 회복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다"면서 "후반기에 도르트문트팬들이 즐길 수 있는 축구를 다짐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