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부영그룹의 탈세와 횡령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섰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는 9일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부영주택 등 부영그룹 계열사들을 압수수색했다고 밝혔다.
수사진은 서울 중구에 위치한 부영그룹 본사에서 주택사업 등과 관련한 각종 회계 장부와 내부 문서,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앞서 국세청은 2015년 12월부터 부영을 상대로 특별 세무조사를 진행,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 측의 수십억원 탈세 혐의를 포착해 작년 4월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거래위원회도 작년 6월 부영그룹이 계열사 지분 현황을 허위로 신고했다며 이 회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공정위는 부영 측이 친척이 경영하는 회사를 계열사 명단에서 제외하고 지분 현황을 실제 소유주가 아닌 차명으로 신고했다고 판단했다.
또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흥덕기업이 부영 임대주택의 청소 등 용역에서 일감을 무더기로 받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부영이 분양전환 공공임대주택 사업에서 편법으로 분양가를 부풀려 부당이득을 챙겼다는 의혹과 관련해서도 불법행위 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부영과 관련한 임대주택 분양 부당이득금 관련 반환소송은 전국적으로 100건 안팎이 진행 중이다.
부실시공 및 원가 허위 공개와 관련해 시민단체의 고발이 이어지기도 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은 작년 10월 화성 동탄2지구 부영아파트 부실시공 및 허위 원가 공개 의혹을 제기하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이들 고발 사건을 조사하는 중에 이 회장과 관련해 주택사업 과정에서 회사 돈 유용을 통한 횡령 등 개인비리 혐의 등을 추가로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세청이 고발한 사건의 경우 당초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에 배당됐지만 지난해 8월 공정거래조세조사부로 재배당됐다.
검찰은 이날 압수수색으로 확보한 자료를 분석한 뒤 이 회장 등에 대한 소환조사를 진행할 전망이다. 검찰은 지난달 이 회장을 출국금지 조치를 해 놓은 상태다.
부영그룹 관계자는 "성실히 조사에 임했다"며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회사 측이 낼 별도의 입장은 없다"고 말했다.
부영은 현재 채동욱 전 검찰총장이 속한 법무법인 서평에 변론을 맡긴 것으로 알려졌다. 서평에는 채 전 총장을 비롯해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 등 '특수통' 검사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안민구 기자 an.mingu@join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