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48)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터키 안탈리아에서 약 2주간 전지훈련을 마친 뒤 5일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유럽파가 합류하지 못한 가운데 이번 터키 전지훈련의 핵심은 국내파의 마지막 점검 무대였다. 신 감독은 "볼 선수들은 다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국내파 점검은 끝났다. 김신욱(30) 이재성(26·이상 전북 현대) 이근호(33·강원 FC) 등이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러시아월드컵에 갈 가능성이 큰 국내파 윤곽이 드러난 것이다.
이번 전지훈련엔 참가하지 못했지만, 유럽파도 윤곽이 드러나고 있다. 지금 상황에서 유럽파의 경쟁력은 소속팀에서 활약으로 확인할 수밖에 없다. 빼어난 활약을 펼치며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포함될 만한 후보들이 좁혀지고 있다.
이변이 없는 한 발탁이 당연시되는 두 명의 선수가 있다. '캡틴' 기성용(29·스완지 시티)과 '에이스' 손흥민(26·토트넘)이다. 대표팀에서 대체 불가한 두 선수는 소속팀에서도 좋은 흐름을 이어 가고 있다. 기성용은 스완지 시티에서 주전으로 활약하고 있다. 또 지난 4일 레스터 시티와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26라운드에 출전하며 총 155경기로 한국인 프리미어리거 최다 출장 신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손흥민은 많은 설명이 필요 없는 토트넘 공격의 핵심 자원이다. 이 두 선수의 꾸준함은 월드컵으로 향하는 신태용호의 큰 힘이다. 기성용과 손흥민이 확정적인 가운데 권창훈(24·디종) 역시 프랑스 무대에 완벽하게 적응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긍정적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구자철(29·아우크스부르크)까지 최근 빛나고 있다. 그는 4일 프랑크푸르트와 독일 분데스리가 21라운드에서 결승골을 터뜨렸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한 구자철은 전반 20분 문전에서 수비수를 따돌린 뒤 감각적인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골은 결승골이 됐고, 아우크스부르크는 3-0 완승을 거뒀다. 지난달 14일 함부르크전에 이은 구자철의 시즌 2호 골이다.
구자철은 러시아월드컵을 앞두고 쾌조의 상승세를 타고 있다. 신태용호에도 큰 이득이다. 사실 구자철은 최근 대표팀에서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했다. 대표팀에서 부진을 이어 갔다. 지난해 11월에 열린 세르비아와 평가전에서 1골을 넣기는 했지만 만족스럽지 못했다. 구자철이 주전 경쟁에서 밀리는 상황까지 닥쳤다. 이런 분위기를 구자철이 소속팀에서 골을 기록하며 반전시키고 있는 것이다. 이 흐름을 이어 간다면 구자철이 러시아월드컵에 가지 못할 이유는 없다.
신 감독은 "3월에는 정예 멤버가 출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파가 총출동한다는 의미다. 3월에는 유럽 원정 평가전을 치른다. 북아일랜드(3월 24일) 폴란드(28일)와 경기다. 기성용 손흥민 그리고 권창훈과 구자철은 유럽에서의 좋은 흐름을 대표팀으로 가져와야 한다. 소속팀에서만 잘하는 유럽파로 그친다면 신태용호는 강해질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