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에 휩싸인 스피드스케이팅 팀 추월 여자 대표팀이 20일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전날 열린 준준결승을 치르는 과정에서 '왕따' 논란에 휘말린 여자 팀 추월 대표팀 감독과 선수들이 이 자리에 참석해 당시 상황을 해명할 예정이었다. 기자들은 몇 차례나 "선수단 모두 참석하는 게 맞냐"고 되물었고, 오후 3시까지만 해도 "현재까지는 모든 선수가 참석할 예정"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기자회견장에 모습을 드러낸 건 백철기(56) 감독과 김보름(25·강원도청) 뿐이었다. 당초 참석하기로 했던 노선영(29·부산 콜핑)은 감기 몸살을 이유로 직전 불참을 통보했다. 박지우(20·한국체대)도 "(노)선영 언니 없이 나갈 수 없다"며 참석하지 않았다. 오해를 풀고 사실을 해명하겠다고 만든 자리였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큰 의혹을 낳은 기자회견이 돼버렸다. "억울한 것 없다. 다 내 잘못"이라고 얘기한 김보름은 기자회견 말미, 입술을 꾹 깨물고 눈물을 흘렸다. -대표팀이 많은 비난을 받고 있다. 백철기 감독(이하 백) "감독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 송구스럽고 죄송하다. 여자 팀 추월은 총 6바퀴를 도는데 처음에는 세 선수 모두 1바퀴씩 돌아가며 끄는 것으로 얘기를 했다. 올림픽 시작한 후, 다른 선수들의 기량을 점검하고 경기 결과를 보면서 4강을 목표로 계획을 수정했다. 목표를 위해 김보름의 역할이 중요했다. 3바퀴를 책임져줄 수 있겠냐고 물었고 김보름이 4강 목표로 한 번 해보겠다고 (선수들과)의견을 모았다. 나머지 3바퀴는 노선영과 박지우가 책임을 지는 것으로 해서 훈련해왔다. 마지막 바퀴 노선영을 중간에 끼우지 않은 이유는 더 좋은 기록을 내기 위해서였다. 중간보다 속도를 유지해서 뒤에서 따라가는 것이 좋겠다고 노선영이 제안했다. 리스크가 많았지만 선수들이 대화를 통해 열심히 제시한 의견을 무시할 수 없었다.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나에게 있다."
-노선영이 불참한 이유는? 백 "(기자회견)나오기 전에 나한테 연락이 왔다. 너무 심한 몸살이 와서 참석할 수 없다고 했다."
-노선영과 얘기는 나눠봤나? 김보름(이하 김) "경기가 끝난 뒤엔 너무 늦은 시간이었다. (노)선영이 언니랑 방도 달랐다. 아직 따로 대화를 나누지는 않았다."
-인터뷰 태도 논란이 있었다 김 "경기 후 인터뷰를 했는데 보신 분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은 부분에 대해 죄송하게 생각한다. 반성하고 있다. 진심으로 죄송하다."
-경기 후 김보름, 박지우 두 선수만 먼저 자리를 떠났는데 백 "반성하고 있다. 김보름, 박지우, 노선영 모두 서로 미안한 감정 때문에 그런 분위기가 연출된 것 같다. 지도자들이 챙기지 못한 점은 미안하게 생각한다."
-팀 추월 훈련이 잘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말이 있었다 백 "요소요소 많은 준비를 해왔다. 강릉 도착 후에는 노선영이 1500m 끝낸 뒤부터 매스스타트 연습 없이 팀 추월에만 집중했다."
-마지막 바퀴에 갑자기 스퍼트한 이유가 뭔가 김 "우리 세 명 모두 3위를 목표로 하고 있었고 이를 위해선 4강에 진출해야 했다. 선수마다 정해진 역할 속에 정해진 랩타임이 있었다. 4강에 오르려면 마지막 두 바퀴는 29초대에 통과해야 했다. 앞의 4바퀴를 선수들이 잘 탄 상황에서 욕심이 생겼다. 해낼 수 있다는 생각에 29초를 끊는 것만 생각했다. 결승점 와서야 언니가 뒤에 있다는 것을 알았다. 선두에 있을 때 뒤에 선수들을 챙기지 못한 것은 내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억울한가? 김" 경기적인 부분에서 선두에 있을 때 뒤를 못 본 것은 내 잘못이다. 억울한 것 없다. 이 결과에 대한 책임은 내가 제일 크다."
-노선영이 다른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잘 지냈나. 백 "화기애애한 모습으로 팀추월 훈련한다는 것을 봤다. 물론 처음에는 어려움이 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재입촌 한 뒤 호흡을 맞추려고 했다. 이후에는 컨디션이나 운동장 밖에서 잘 지내고 화합하는 분위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