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선두 기업 아모레퍼시픽의 제 12기 정기주주총회 날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국내 뷰티업계는 최근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아모레가 잡음없이 주주총회를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화장품 업계 '대장주' 였던 아모레는 지난해 중국발 '사드보복' 여파로 실적 악화를 겪었다. 상대적으로 다양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갖고 있던 LG생활건강에 1위 자리를 내준 아모레는 올해들어 중국 시장 기반을 공고하게 다지는 동시에 호주와 북미 시장 개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서 만회를 노리고 있다.
이 같은 노력에도 새해에도 아모레를 둘러싼 악재가 이어지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 기업기업집단국 소속 직원들은 지난달 21일부터 아모레 본사에 파견, 지주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과 6개 계열사 등 총 7개사에 대해 직권조사를 벌이고 있다. 공정위는 오너인 서경배 회장의 지분만 51.16%에 달하는 아모레가 사익 편취 등을 위해 내부 계열사에 부당 지원을 해왔는지 확인하고 있다. 용산 신사옥으로 이사한 뒤 절치부심하고 있는 아모레로서는 생각지 못한 난제다.
이번 주주총회 안건 중 하나인 사내·사외이사 선임을 둘러싸고 부정적인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의결권 자문기관인 대신지배구조연구소는 신규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진영 후보가 사외이사로의 독립성에 결격 사유가 있다는 이유로 그의 선임안에 대해 반대 의견을 권고했다. 아모레가 김 후보와 과거 자문용역 계약을 맺은 전력이 있다는 점이 문제가 됐다.
좋은기업지배구조연구소(CGCG)는 지난 9일 '2018 정기주주총회 의안 분석' 보고서에서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하는 건에 대해 반대 의견을 냈다. CGCG는 서 회장이 과거 회사에 재산적, 비재산적 손해를 야기한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 회장은 이번 주주총회에서 약 390억원의 배당금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실적이 악화한 가운데 '배당금 잔치'라는 말이 불거진 배경이다. 이에 대해 아모레 측은 "배당을 결정하는 것은 이사회의 결정이며 모든주주들의 지분율에 따라서 지급이 된다"라고 설명했으나 최근 여러 난제가 겹친 가운데 기업으로서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아모레는 총수일가의 지분율이 74%에 달한다. 오너가가 최대주주이니만큼 주주총회 안건들도 통과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과거처럼 잡음없이 순조롭게 주주총회가 마무리될 수 있을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