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를 찢고 나온' 오연서다. 싱크로율 100%. 가상 캐스팅 1순위로 꼽혔던 웹툰 '치즈인더트랩(김제영 감독)'이 영화화 결정과 동시에 결국 오연서의 품에 안겼다. 30대에 연기한 대학생이 어색하고 낯설법도 하지만 오연서는 추억이 가득한 실제 학창시절을 떠올리며 최대한 즐기기 위해 노력했다. 그 결과 한정된 러닝타임으로 인한 홍설의 감정 변화는 다소 아쉬울지언정 비주얼 하나 만큼은 시종일관 "예쁘다" 소리가 절로 나올 정도로 싱그럽게 완성됐다.
tvN 드라마 '화유기'를 갓 마치고 진행한 인터뷰에서 오연서는 볼살이 쏙 빠진 비주얼로 취재진을 맞았다. 가장 피곤할 시기, 최대한 피곤함을 감춘 채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이끈 오연서는 '치즈인더트랩'의 홍설만큼 매력적이고 털털한 성격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30대에 '인생 마지막 캠퍼스물'로 선택한 작품이었기에 모든 것을 활활 불태웠고 후회 역시 받아 들이겠다는 마음. 오연서는 "간지러운 대사에 오글거리기도 헀지만 내심 '귀엽다'는 생각도 들었다"며 미소지었다.
자칭 '집순이'로 쉴 때는 뭐든 집에서 하고 싶다는 오연서는 "밀린 드라마를 보고, 마사지를 받으러 갈 것이다"는 속내도 거침없이 표현했다. 다이어트가 아닌 체력을 위해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느끼고 있다는 다짐까지. 물오른 미모만큼 여유로움과 진정성도 깊어진 '대세' 오연서다.
※인터뷰③에서 이어집니다.
- 풋풋한 20대 시절이 떠올랐을 것 같기도 하고, 그런 달달한 연애를 하고 싶다는 생각도 했을 것 같다. "물론. 당연히 하고 싶고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표현할 수 있는 것들이 달라지니까 직접적으로 경험하면서 느껴보고 싶은데 겁이 좀 난다.(웃음) 홍설에게 유정은 첫사랑이다. 홍설을 연기하면서 실제 첫사랑을 떠올리기도 했고, 진짜 첫사랑 하는 느낌으로 찍었던 것 같다."
- 실제 대학 생활은 어땠나. "학교를 졸업한지는 꽤 됐다. 늦게 졸업을 했는데도 6~7년 정도는 된 것 같다. 다시 돌아간 캠퍼스는 너무 좋았다. 그 자체가 싱그럽더라. '대학을 다시 다니면 재미있겠다' 싶은 마음도 들었는데 한편으로는 '공부하고 시험봐야 하잖아'라는 생각에 바로 접게 되더라.(웃음)"
- CC(캠퍼스커플)는 해 봤나. "아쉽게도 못 해봤다. 그래도 대학생활 자체는 즐거운 추억이 많다. 연극영화과다 보니 과 특성이 있기도 했지만 단체생활을 하며 배려와 눈치 등을 더 많이 배운 것 같다. 특히 소소하게 활동을 할 때라 과제나 준비해야 할 무대가 있을 땐 최대한 피해를 안 주기 위해 노력했다. 떡볶이도 많이 먹으러 다녔고, 학교 앞에 엄청 유명한 족발집이 있는데 거기도 자주 갔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그런 경험을 할 수 있어 좋았던 것 같다. 당시에는 유명하지도 않았고 나를 알아보는 사람도 없었기 때문에 더 편했다."
- 생활비 걱정은 해 본 적 없나. "나도 집안에서 장녀다. 영화에서 구두를 보고 고민하는 신이 참 좋았다. 누구나 한번쯤, 20대 초반이라면 더 더욱 겪는 일이다. 사고 싶고,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은 너무 많은데 그 때는 돈도 없고 그러니까 늘 마음 속에만 담아두게 되지 않나. 나 역시 그런 경험이 있다. 기본적으로 용돈을 받아서 썼으니까. 취업 걱정, 미래 걱정, 당장 현재 생활에 대한 고민 등 그런 것들이 굉장히 현실적으로 다가왔다."
- 쉼없이 활동하고 있다. "늘 고민하고 생각한다. 지칠 때도 많다. 일을 하고 싶을 때는 쉬고 싶고, 일을 쉬고 있을 때는 하고 싶고 그렇다. 많은 분들이 공감 하시더라. 매일 매일 생각이 바뀐다.(웃음) 지금도 쉬고 싶다는 마음이 있는데 욕심나는 작품 있으면 '열심히 달릴까?' 그런 생각도 한다. 하지만 당장은 숨을 돌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휴식이 주어지면 뭘 하고 싶나. "일단 밖에 나가고 싶지 않다. 집에서 밀린 드라마 보고 마사지도 열심히 다니고 싶고 그렇다. 집은 온전한 내 상태로 있어도 되는 곳 아닌가. 그리고 요즘들어 '이래서 운동을 해야 하는구나' 생각한다. 선배들이 '쉴 때 운동을 해야 한다'고 하셨는데 그 마음을 백번 이해하게 됐다. 다이어트가 목적이 아니라 체력 때문이다. 내면을 다지고 체력을 다지는 시간을 가려고 한다. 여행은 차차 천천히 계획하려고 한다. 가고 싶은 곳은 너무 많고, 안 가 본 곳도 많아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