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리얼한 현실 민낯을 담아냈다. 며느리 시선에서 바라본 시댁의 풍경을 고스란히 그려 공감을 자아냈다. 너무 현실과 똑같아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12일 첫 방송된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에는 결혼 13일 차 며느리 민지영, 만삭 박세미의 모습이 그려졌다. 김단빈의 모습은 방송 말미 등장, 추후 이야기를 궁금케 했다.
민지영은 신혼여행에서 이제 막 돌아와 시댁에 인사를 하러 갔다. 전날 잠에 들지 못했다. 어떤 옷을 입고 갈까 고민을 거듭했고 아침 일찍 샵에 들러 메이크업과 머리를 세팅하고 시댁으로 향했다. 친정어머니가 직접 준비한 이바지 음식에 마음이 쿵 내려앉았다. 너무도 미안했기 때문.
도착한 시댁은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남자들은 마루에 모여 술잔을 기울이고 대화 삼매경에 빠진 것과 달리 여자들은 부엌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극과 극의 모습이었다. MC 이현우는 "어딘가 익숙한 풍경인데 며느리 시선에서 보니 많은 걸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만삭 며느리 박세미가 등판하자 공감대는 더욱 커졌다. 임신 8개월의 몸을 이끌고 홀로 시댁으로 향했다. 아들은 답답하다고 울며 보챘다. 운전하랴 애를 컨트롤 하랴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짐까지 가득 들고 겨우 도착한 시댁. 이제부터 시작이었다. 설을 맞아 음식 준비가 한창이었다.
곧바로 각종 전과 고기류 등 음식 준비를 해야 했다. 음식을 만드는 도중 셋째를 가지는 것이 어떻겠냐는 얘기가 나왔다. 완강하게 거부하는 며느리와 이를 거듭 권하는 시어머니의 모습이 긴장감을 높였다.
무거운 몸에도 박세미는 차례상 준비에서 빠질 수 없었고 식사를 할 땐 잘 먹지 않는 아이에 진땀을 흘렸다. 잠을 재울 때도 식구가 많아 시끌벅적 쉽지 않았다. 이래저래 고난의 연속이었다. 서로 도와주는 친정 식구들과 달리 누구 하나 며느리의 입장에서 도움의 손길을 건네는 사람이 없었다. 남편 김재욱은 일을 마치고 새벽께 퇴근했다.
다음날 이른 아침부터 차례상 준비가 재개됐다. 시어머니는 며느리 걱정보다 아들 걱정이 먼저였다. 서운할 법도 하지만 그럴 수 없었다. 며느리는 차례가 끝날 때까지 부엌에서 떠나지 못했고 끝난 이후에도 눈치를 보며 친정에 간다고 말하지 못했다. 시부모는 점심까지 먹고 가라고 붙잡았고 피곤한 만삭의 며느리는 처한 상황에 답답함을 토로할 뿐이었다.
너무도 리얼한 한국판 며느리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손님도 가족도 아닌 며느리'라는 자막은 높은 공감을 불러왔다. 안 당해본 사람은 모른다고 토로할 정도로 며느리들은 출연자들의 감정에 몰입, 방송 이후 '시댁과 남편들의 개선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