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 코리아에 따르면 MBC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5.0%(수도권 가구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파일럿 첫 방송에서 5.3%의 시청률과 화제몰이를 성공한 데 이어 2회에서도 이 흐름을 이어갔다. 많은 세월이 흘렀지만 며느리의 삶은 그대로라는 현실을 짚어준 신개념 방송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
배우 민지영의 결혼 후 첫 시댁 방문기 두 번째 이야기가 그려졌다. 저녁상을 차리는 내내 시어머니 눈치를 보며 부엌일을 자처했다. 저녁 식사를 하는 동안에도 어른들의 부족한 반찬과 물을 챙기기 위해 주방을 왔다 갔다 하며 제대로 식사를 하지 못 했다. 하지만 남편 형균은 어렵게 한술 뜨려는 지영에게 '아빠가 뜯은 굴비, 엄마가 만든 무침 중 뭘 선택할래?'라는 철없는 질문으로 난감하게 만들었다.
긴 하루가 끝나고 민지영은 속마음 인터뷰를 통해 "나는 오늘 하루지만 우리 엄마는 40년을 이렇게 살았을 걸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다. 엄마가 보고 싶다"며 눈물을 보였다. 여자는 왜 세대가 바뀌어도 똑같은 며느리의 삶을 살아야 하는지 의문을 갖게 하는 대목이었다.
지난 1회에서 짧고 강렬하게 등장했던 결혼 4년 차 슈퍼 워킹맘 김단빈의 '이상한 나라'가 공개됐다. 집안일과 육아, 개인 사업에 이어 시부모님과 식당 운영까지 바쁜 하루를 보내는 김단빈에게 시어머니는 '식당 일에 좀 더 집중하라'며 잔소리를 시작했다. 손녀들의 옷 스타일 간섭부터 교육 문제 참견까지 많은 부분들을 단빈에게 강요했다. 김단빈이 식당에서 일하는 대신 남편이 육아와 살림을 전담하기로 했는데도 불구하고 집안의 모든 문제는 엄마이자 며느리인 김단빈에게 책임이 떠넘겨진 이상한 상황이었다.
뿐만 아니라 시어머니의 말투도 김단빈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데 한몫했다. 센 단어와 억양으로 빠르게 말을 쏟아내 영상을 보던 출연진들은 '숨이 막힌다'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결국 김단빈은 홀로 옥상으로 올라가 눈물을 흘려 보는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지막으로 박세미의 이야기가 그려졌다. 출산이 얼마 남지 않아 산부인과 검진을 받으러 가는 박세미는 시부모님께 지우의 육아를 부탁했다. 박세미는 시부모님이 오시기 전, 집안 살림 하나하나 신경 썼고 자신과 다른 시어머니의 육아방식에 대해 걱정했다.
시부모님에게 지우를 맡긴 박세미는 홀가분 반, 걱정 반의 마음으로 집을 나섰다. 박세미는 병원에 가는 길에도 지우를 걱정했지만 남편 김재욱은 박세미의 걱정을 이해하지 못했다. 아내와 남편이 집안일과 육아에 대해 얼마나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지, 이 시대 남편과 아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며 시청자들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며느리가 받는 스트레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첫째를 난산 끝에 제왕절개로 낳은 박세미에게 시아버지는 둘째는 자연 분만을 권유했다. 시아버지는 단순한 권유의 의미로 건넨 말이었으나 며느리 입장인 박세미에게는 부담으로 다가올 수 밖에 없는 상황. 박세미의 영상을 통해 아들과 며느리의 삶에 간섭하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부모와 결혼 후에도 독립적인 주체로 살아가지 못하는 지금 이 시대 부부들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들여다 볼 수 있었다.
모든 영상을 본 MC들은 '1회보다 더욱 강력해졌다'며 영상 속에서 나타나는 현상들에 대해 공감하고 왜 우리가 이렇게 됐는지에 대해 생각해보고 여러 의견을 주고 받았다.
특히 김지윤 소장은 "고부 관계에 있어서 남편은 자신을 중간자, 그들 사이에 끼어있다고 생각해 자신의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시어머니와 아내 사이의 문제 인 듯 보이지만 사실은 가족 전체의 문제인 것을 단순히 고부간의 갈등으로 축소화 시키는 주변의 시선 또한 문제다. 이제는 그러한 생각을 바꿔야 할 때"라고 지적해 지켜보는 이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1회에 이어 2회 또한 시청자들의 주목을 받은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회차를 거듭할수록 재미와 공감 포인트로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마지막 이야기는 '남북정상회담' 특집 편성으로 인해 2주 뒤인 5월 3일 오후 8시 55분에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