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 침대 제조회사인 대진침대 일부 모델에서 발암 물질인 라돈이 검출되면서 소비자들 사이에 '침대포비아'가 확산되고 있다. '맘카페' 등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공간에서는 라돈이 검출된 대진침대의 모델이 아닌지 확인해달라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또 라돈 검출 유무를 측정할 수 있는 라돈 측정기의 판매와 대여도 급증하는 등 불안이 가중되고 있다.
실내라돈저감협회는 5일 대진침대 매트리스 조사결과 2010년 출시한 네오 그린·모젤·벨라루체·뉴웨스턴 등 4개 모델에서 실내 기준치의 3배가 넘는 라돈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대진침대의 4개 모델에서 국내 신축 공동주택의 실내공기질 권고 기준인 200Bq(베크럴)/㎥를 크게 초과하는 620Bq(베크럴)/㎥이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 실내라돈저감협회는 대진침대가 음이온 발생을 위해 넣은 광물 파우더에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대진침대측은 "소비자분께 걱정과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며 "최대한 빠른 시간 내 객관적인 사실관계를 규명하기 위해 국가 공인기관에 조사를 의뢰 중이다"는 사과문을 올리고 홈페이지를 자진 폐쇄했다.
대진침대를 판매했던 백화점들은 교환문의가 쏟아지자 대진침대 콜센터를 안내하고 있고, 온라인쇼핑몰 등도 해당 모델 판매를 중지했다.
그러나 주부들이 모이는 인터넷 맘카페 게시판에는 대진침대 모델을 확인해달라는 글은 물론 '피해보상을 받고 싶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다.
'맘스홀릭베이피' 카페의 한 회원은 "(대진침대가) 저희 침대인데. 대진 짜증난다. 전화도 안 받고 홈페이지는 닫혔고…어떻게 해야 하나. 당장 측정기로 측정하고 대진한테 피해보상 신청하고 싶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회원 역시 "이틀째 거실에서 자는데 밤을 꼬박 새우고 있다. 잠자리 바뀌니 너무 힘들다. 빨리 대책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글을 올렸다.
라돈에 대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면서 라돈 검출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라돈 측정기 판매도 급증하고 있다.
11번가에 따르면 대진침대의 라돈 검출이 알려진 3일 하루 라돈측정기 대여 및 판매량은 지난달 일평균과 비교해 40배 증가했다. 대진침대 매트리스에서 라돈이 방출된다는 것을 처음 확인한 주부 역시 라돈 측정기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생리대와 계란, 물티슈 등 실생활과 밀접한 제품에서 인체에 유해한 화학물질 검출이 잇따르자 국민들의 '케모포비아' 현상도 심해지고 있다. 케모포비아란 화학물질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을 뜻한다.
서울대 보건대학원이 지난달 18일 발표한 '생활화학물질 위해성 국민 인식조사'에 따르면 국민 10명 중 1.5명은 케모포비아로 인해 화학물질을 생각하면 식은땀을 흘리는 등의 공포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