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중Dol①] 볼빨간사춘기 "저작권 수입? 사랑해주시는 만큼 벌어"

※취중Dol은 일간스포츠 인기 인터뷰 ’취중토크’의 젊고 가벼운 스핀오프 버전입니다.
 
볼빨간사춘기(안지영·우지윤)에는 '반전'이 있다. '우주를 줄게' '썸탈거야' '여행' 등 노래가 가진 말랑말랑한 분위기처럼 소녀들과의 수줍은 대화를 기대했던 것도 잠시, "소맥 제조에 능하고 혼술을 합니다"라는 예상 밖 걸크러시 답변이 돌아왔다. "집에 술을 마실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어요. 거품기도 있고 좋아하는 흑맥주도 있어요. '나래바'에 이어 '볼빨간사춘기바' 같은 느낌으로 소소하게 술을 즐기죠."
겉보기엔 작고 여려도 그 속은 단단했고 특히 음악 앞에선 질기고 깐깐했다. 제31회 골든디스크 신인상에 이어 32회 음원 본상에 빛나는 지금의 '음원강자' 위치까지 올라온 것은 90%의 노력과 10%의 운이었다. 고등학교 동창생으로 만나 각자의 대학에 진학하고 숱한 오디션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음악 열정은 식을줄 몰랐다. 안지영은 서울과 고향 경북 영주를 매 주말 오가며 합주에 몰두했고 우지윤은 부모님의 반대에 부딪히면서도 음악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렇게 대학 1년을 보내고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나간 Mnet '슈퍼스타K6'는 동아줄을 내려줬고, 볼빨간사춘기는 그 기회를 금빛으로 장식했다.
볼빨간사춘기는 "골든디스크 신인상 수상은 지금 생각해도 눈물날 것 같아요. 상 받고 영주시 이름으로 플랜카드까지 걸렸다니까요"라고 감동을 회상했다.
 




-술 따르는 모습이 자연스러운데요.
안지영 "곡 쓰는 게 힘들었던 시기에 수입 맥주에 눈을 떴어요. 지윤이가 권한 흑맥주였는데 너무 맛있어서 회사가 운영하는 카페 안에도 들여놨죠. 대표님 이름 달아놓고 후불제로 가끔 마셔요."
우지윤 "전에는 소주 한 병 반까지도 마셨는데 요즘엔 몸을 사리는 편이에요. 맥주는 특히 더 취하는 기분이더라요."
 
 
-서로의 주사가 궁금해요.
우지윤 "지영이는 딱히 주사가 없어요. 오히려 제가 심해요."
안지영 "저는 많이 마시면 집에 가고 집일 때는 바로 자요. 그래서 지윤이가 취한 걸 잘 못보는데 가끔 보면 울고 있더라고요. 제 예전 SNS 업로드 게시물 보면 포차에서 울고 있는 지윤이가 있어요."
 
-함께한지 9년 째인데 그 사이 어떻게 변했나요.
우지윤 "고1 동창생으로 만났으니 외모도 생각도 많은 것이 변했죠. 생일이나 특별한 날에 과거 사진을 공개하려고 했는데 너무 심각해서 공유할 사진이 없더라고요. 서로 이미지 관리를 하느라고 못 올리는 게 아니라 나도 같이 망가져있으니까 못 올리겠더라고요."
안지영 "맞아요. 엽기사진들이 너무 많아서 핸드폰을 절대 잃어버릴 수 없어요. 그리고 우리가 이 일을 대하는 태도도 바뀌었어요. 그 때는 밴드를 재미로 시작했거든요. 오디션을 보는 것도 재미있어서였죠. 지금은 가수로서 사람들에게 공감을 받고, 노래로 위로해주고 싶다는 마인드가 커요. 그 점이 가장 크게 바뀐 것 같아요."
 
 

-이제 연예인이 됐네요.
안지영 "연예인이요? 그런 단어가 너무 낯설어요. 우린 똑같은데 사람들이 알아봐주시고 우리 보고 눈물까지 흘리시는 분도 있고 그럴 때면 '이걸 어쩌지' 하는 생각이 먼저 들어요. 우리는 친근한게 매력인 것 같아요."
우지윤 "팬 분들하고 자주 소통하려고 해요. 우리나 회사나 이런 일이 처음이라서 서툴지만 하려고 하는 편이에요."
 
-골든디스크에서 2년 연속 수상한 소감은요.
안지영 "2017년에 신인상을 받았을 때가 기억나요. 데뷔 때 딱 한 번 받을 수 있는 상이잖아요. '역주행의 아이콘'이라고 불러주시니까 밑에서부터 올라온 기분이 뿌듯하기도 하고 또 주변에서 축하도 많이 받으니까 기쁘더라고요. 다시 생각하면 눈물 날 것 같아요. 앞으로도 좋은 상 계속 받고 싶다고 생각했죠."
우지윤 "신인상 받을 때는 정말 얼었어요. 그런 자리가 처음이니까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더라고요. 올해 본상을 받으러 갔을 때는 조금 여유가 있었던 것 같아요."
안지영 "이번에 시상식 다닐 때는 '이제 하트하는거야' '손 흔드는거야' 이렇게 서로 속삭이면서 포즈를 맞췄어요."
 
- 신인상 이후 고향에 플래카드가 걸렸다고요.
우지윤 "부모님이 사진을 찍어 보내주셔서 알았어요. '그게 왜 걸렸지'하고 놀랐어요."
안지영 "엄마가 '목욕탕 가는 길인데 이런 게 걸려있네'하고 알려주셨어요. 그 전에 KBS2 '유희열 스케치북' 나갔을 때 영주의 자랑이라면서 '영주 시장 전화는 안 왔느냐'는 말을 했었는데, 그 방송 이후에 진짜로 시장님께 전화가 왔어요. '영주의 딸, 볼빨간사춘기 제31회 골든디스크 신인상 수상을 축하합니다'라고 플래카드도 걸어주셔서 너무 놀랐고 정말 감사했어요."
 

 

-부모님께 효도도 했나요.
안지영 "아빠가 한 번도 해외여행을 못 가보셔서 여행을 선물해드렸죠. 지난해 부모님께 이탈리아행 티켓 드렸어요."
우지윤 "그냥 소소하게 아빠 차를 사드렸어요. 사실 소소하지 않았어요(웃음). 차 사려고 면허도 땄어요. 지난해 MBC 앞을 뺑뺑 돌며 연수를 받고 있었다니까요. 두 번 떨어지고 붙었는데 시험날 마다 지영이가 차로 데리러 와줬어요."
 
-드라이브 갈 일만 남았네요.
우지윤 "아직 용기가 없어요. 사고날까봐 혼자 운전할 용기가 생기지 않더라고요. 날씨 진짜 좋은 날 드라이브 해보고 싶은데 못해서 슬퍼요."
안지영 "저는 1종 따고 개인스케줄은 자차로 다니고 있어요. 학교도 가고 연습실도 가고 지윤이도 데리러 다니고요."

②에 계속

황지영기자 [e-mail]
사진=김민규 기자
영상=이일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