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지에 부합하는 축제의 자리. 무대 안팎에선 개선을 바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공개 행사로 진행된 1차 지명 얘기다.
2019 KBO 신인 1차 지명 행사가 25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올해는 사상 최초로 지명 선수들이 공식 석상에 섰다. 그동안 각 구단의 보도자료를 통해 소개됐다. 성대한 행사 속에 유니폼을 입는 2차 지명 선수들보다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했다. 기량은 더 높은 평가를 받는데도 말이다.
KBO는 1차 지명 선수들이 그 가치를 온전히 인정받을 수 있도록 공식 행사를 마련했다. 정운찬 KBO 총재는 "프로야구는 팬들의 사랑과 열정을 통해서만 존립할 수 있다. 폐쇄적인 방식에서 벗어나 공개 행사로 야구팬에게 즐거움을 드리고자 했다"며 의미를 전했다.
지명된 10명 모두 주인공이 됐다. 단장 또는 사장이 단상에 올라서 새 식구를 지명한 이유를 설명했다. 이윤원 롯데 단장은 "최고의 선수가 지역에 있었다"며 지명한 서준원(경남고)을 치켜세우기도 했다. 선수는 장내 아나운서와 인터뷰하고 자신을 알릴 기회를 가졌다. 익숙하지 않은 공식 석상에서 긴장한 모습을 보인 선수도 있었고, 당찬 포부로 패기를 드러낸 선수도 있었다. 한목소리로 뒷바라지해 준 부모에게 감사 인사를 할 기회를 가졌다. 행사장에 참석한 팬 250명은 이들의 말과 행동에 큰 박수와 환호로 응원을 보냈다.
한쪽에서 향후 1차 지명 행사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 제도 개선이 동반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단순히 '소개'가 아니라 긴박감을 주는 '선발' 개념이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전제는 전면 드래프트의 부활이다.
현재 1차 지명은 각 구단 연고지 내 배정 학교를 졸업했거나 졸업 예정인 선수를 대상으로 각 구단에서 선수 한 명을 우선 선발한다. 문제는 지역마다 유망주 풀에 차이가 있다는 것. 빈익빈부익부가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지방 구단들은 좋은 유망주 수급에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했다.
김종문 NC 단장대행은 "리그에 균형적인 발전이 이뤄질 수 있는 드래프트 제도가 시행돼야 한다"고 했다. 행사 전 만난 수도권 A구단 단장도 "행사 취지는 정말 좋다. 그러나 현재 제도는 고교 선수 전체 랭킹이 나오기 어렵다"고 말했다. 내정자가 아닌 후보자가 참석해 선택받는 모습이 더 흥미를 줄 수 있다는 얘기로 풀이된다. 지방 B구단 스카우트 팀장도 "1차 지명 회의도 2차처럼 스카우트팀의 머리싸움이 이뤄지면 더 흥미를 끌 수 있을 것이다"고 했다.
물론 지역 인재 풀에 대한 불만족이 엿보인다. 그러나 리그 전력 평준화와 1차 지명 행사의 흥미 유발을 모두 잡을 수 있는 대의도 있다고 본다. 의견은 분분하다. 단순히 기존 인재 풀이 좋은 팀의 목소리는 아니다. 지역 연고를 기반으로 인재 양성에 투자하는 구단도 있다. '프로야구의 태생적인 구조다'는 평가도 있다. 쉽게 타협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