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성빈(19·롯데)이 프로 무대 첫 번째 고비를 맞았다. 선수의 노력, 구단의 관리가 모두 필요하다. 팀 선배 박세웅(23)의 데뷔 첫해 행보가 귀감이 될 수 있다.
두 선수는 닮은꼴이다. 고교 시절부터 특급 유망주로 평가됐다. 박세웅은 2014년, 윤성빈은 2017년 1차 신인지명 회의에서 각각 kt와 롯데의 선택을 받았다. 에이스로 성장해 주길 기대했다. 그리고 1군 데뷔 첫 시즌부터 개막 로테이션에 포함됐다. 처음 한 달 동안은 무난한 투구 내용을 선보였다.
내림세의 시점과 원인도 비슷하다. 이내 경험 부족과 체력 저하를 겪었다. 같은 해 5월 초, 롯데로 트레이드된 박세웅은 이후 등판한 네 경기에서 평균자책점 12.54를 기록했다. kt가 퓨처스리그 소속이었던 2014시즌에도 많은 공을 던졌다. 피로가 쌓였다. 갑작스러운 이적에 심적 부담도 컸다.
윤성빈도 마찬가지다. 시즌 첫 다섯 경기에서 모두 4이닝 이상 소화하며 3점 이하로 막아 냈다. 그러나 5월 이후 나선 여섯 경기는 평균자책점 10.93을 기록했다. 약점으로 지목된 급격한 구속 저하가 발목을 잡았다. 상대 분석도 심화됐다. 지난해는 어깨 재활에 매진했다. 팔 상태는 좋다. 그러나 처음으로 소화하는 프로리그 일정에 적응하지 못했다.
선수의 반등을 이끄는 벤치 방침엔 차이가 있다. 박세웅은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에도 1군과 동행했다. 당시 투수 파트를 총괄하던 염종석 전 투수코치의 특별 관리를 받았다. 1군 복귀 뒤에는 꾸준히 구원 등판 기회를 얻었다. 2이닝 이상 소화해 내는 셋업맨 역할을 했다. 7월 이후에는 다시 선발투수로 나섰다. 프로 무대에 적응하기 시작했다. 당시 염 코치는 "이제 긴장한 모습은 사라진 것 같다"고 했다. 의미 있는 경험을 쌓았고 이듬해 선발투수로 풀타임을 소화했다.
반면 윤성빈의 성장 유도 전략은 다소 어수선하다. 데뷔 첫 여섯 경기 뒤 휴식기를 준 선택은 순리였다. 문제는 이후 행보다. 선발과 구원을 자주 오갔고, 꾸준히 등판 기회를 얻지 못했다. 엔트리 말소만 세 번이다. 최근에는 콜업 하루 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지난 6월 26일 사직 넥센전에서 2이닝 동안 6실점하며 부진했기 때문이다.
아직 젊은 투수다. 성장 정도에 조바심을 낼 필요는 없다. 1군에 나선 선발 등판 경험이 자산이 될 수 있다. 벤치의 단호한 결단은 경쟁심을 자극하기도 한다. 선발 자원이 부족한 것도 아니다. 현시점에서 윤성빈을 불펜으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결론도 섰다.
롯데 제공
그러나 계획된 선수 관리로 보이지도 않는다. 실전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명목으로 2군에 내렸지만, 선발진에 공백이 생기면 땜질 차원에서 다시 올린다. 문제점을 파악하고 개선하기엔 짧은 시간임에도 말이다. 기회를 준다고 볼 수도 없다. 선수의 자신감만 저하된다.
선수도 자신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박세웅은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시간 동안 증량과 근력 강화에 힘썼다. 새 동료들과 친분을 쌓고, 선배들과 자주 소통하며 배움을 얻었다. 최근 윤성빈을 향해 '번화가에서 자주 보인다'는 팬들의 반응이 많다. 큰 문제는 아니다. 다만 야구 외적인 지점에서 구설을 자초할 필요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