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러시아월드컵 8강 대진표가 완성됐다. '축구 종가' 잉글랜드가 길고 긴 승부차기 저주를 풀고 8강행 막차를 타면서 2018 러시아월드컵 4강 진출을 놓고 다투게 될 8개국이 모두 결정됐다. 8강전은 유럽과 남미의 대결 양상으로 압축됐다. 유럽과 남미 이외의 국가가 8강에 오르지 못한 것은 2006 독일월드컵 이후 12년 만으로, 당시 유럽 6개국과 남미 2개국이 8강에 올라 유럽팀인 이탈리아가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에도 진출국만 놓고 보면 2006년의 판박이로 유럽의 초강세다. 유럽은 프랑스·벨기에·러시아·크로아티아·스웨덴·잉글랜드 등 6개국이 8강에 올랐고, 남미는 우루과이와 브라질 2개국이 진출했다.
8강 대진 확정과 함께 관심을 끄는 것은 일찍부터 성사된 '빅매치' 라인업이다. 8강전의 포문을 여는 첫 경기인 우루과이-프랑스의 맞대결부터 마지막 러시아-크로아티아전까지 흥미진진한 대결이 매일 새벽을 수놓는다. 그중에서도 8강전의 첫 우루과이-프랑스전은 이번 월드컵이 낳은 최고의 스타 킬리안 음바페(20·파리 생제르맹)와 '핵이빨' 루이스 수아레스(31·바르셀로나)의 맞대결로 많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우승 후보 프랑스의 '어린 신성' 음바페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뜨거운 선수 중 한 명이다. 리오넬 메시(31·바르셀로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3·레알 마드리드)가 16강 탈락으로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한 가운데, 아르헨티나를 상대로 멀티골을 터뜨리며 존재감을 과시한 음바페가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를 상대해야 하는 수아레스 역시 "음바페를 보면 티에리 앙리(41)가 떠오른다"며 어린 재능을 칭찬했다. 하지만 월드컵 경험과 노련함을 갖춘 수아레스와 음바페의 팀 동료자 이번 월드컵에서 만만찮은 활약상을 보여 주고 있는 에딘손 카바니(31·파리 생제르맹) 등이 버티고 있는 우루과이는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우루과이와 프랑스의 경기 승자는 곧이어 펼쳐지는 브라질-벨기에전 승자와 4강에서 만난다. 월드컵 통산 6번째 우승을 꿈꾸는 '삼바 군단' 브라질을 이끄는 선수는 역시 네이마르(26·파리 생제르맹)다. 최근 '엄살 논란'으로 체면을 구기긴 했지만 네이마르는 멕시코를 상대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브라질을 8강에 올려놓는 데 가장 큰 공헌을 한 선수다. 브라질 전력의 반 이상이라고 해도 좋을 만한 네이마르의 존재감에 맞서야 하는 벨기에는 '황금세대'를 앞세운다. 로멜로 루카쿠(25·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에당 아자르(27·첼시) 케빈 더 브라위너(27·맨체스터 시티) 등 '젊은 피'를 중심으로 한 벨기에가 브라질에 일격을 가할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현지시간으로 다음 날 열리는 스웨덴과 잉글랜드의 경기는 승부차기 징크스를 깬 잉글랜드가 '천적' 스웨덴을 상대로 승리를 챙길 수 있냐가 관건이다. 잉글랜드는 2012 유럽선수권대회 승리 전까지 무려 43년 동안 스웨덴을 이기지 못했던 역사를 가지고 있다. 1968년 5월 이후 43년 동안 치른 10번의 경기에서 7무3패로 부진했고, 월드컵에선 여전히 스웨덴에 승리가 없었다. 월드컵에서 두 팀이 맞붙은 가장 마지막 대결은 2002 한일월드컵 조별리그로 당시 1-1 무승부를 기록한 바 있다.
8강의 마지막 경기를 장식하는 것은 '개최국' 러시아와 크로아티아의 대결이다. 러시아는 이번 대회에서 가장 큰 돌풍의 주역이다. 열광적인 홈 팬들의 응원을 비롯해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8강까지 오른 러시아는 크로아티아를 꺾고 4강에 올라 2002 한일월드컵 때 한국 못지않은 돌풍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