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는 순리를 벗어나지 않았다. 굴곡 많았던 과정은 흥미를 자아냈다. 전반기를 마친 메이저리그 순위 경쟁 얘기다.
개막 첫 달을 달군 팀은 뉴욕 메츠. 첫 12경기에서 11승을 거두며 반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10월 미키 캘러웨이 신임 감독을 선임했다. 2013년부터 클리블랜드 투수코치를 맡아 새 얼굴을 다수 발굴한 육성 능력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선수단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며 리더십을 발휘했다. 메츠는 지난 4월까지 내셔널리그 동부 지구 선두를 유지했다.
피츠버그도 선전했다. 한 달 동안 17승12패를 기록하며 내셔널리그 중부 지구 2위에 올랐다. 시즌 전 클럽하우스 리더 앤드루 매커천이 샌프란스시코로 떠났다. 에이스 게릿 콜도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다. 가세 전력도 없었다. 그러나 주축 타자 스탈링 마르테, 그레고리 플랑코가 공격을 주도했고, 이적생 코리 디커슨도 힘을 보냈다.
반면 지난해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 우승팀 LA 다저스는 고전했다. 지난 5월 15일(한국시간)까지 치른 40경기에서 16승24패를 기록했다. 내셔널리그 최저 승률을 기록 중이던 신시내티에 4연전 모두 패했다. 1958년 이후 최악의 성적이다.
저스틴 터너, 로건 포사이드, 코리 시거 등 내야 주전들이 부상으로 이탈했다. 에이스 클레이턴 커쇼의 위력이 예년만 못했고, 1선발 역할을 하던 류현진도 부상으로 이탈했다. 마무리 투수 켄리 잰슨의 컷패스트볼도 상대를 압도하지 못했다. 지구 선두 애리조나와 7.5게임 차로 벌어지기도 했다.
지난해 22연승을 거두며 지구(아메리칸리그 중부) 1위에 오른 클리블랜드도 승 수 쌓기가 더뎠다. 40경기에서 20승20패에 그쳤다. 2016시즌 월드시리즈 우승팀 시카고 컵스도 22승18패. 5할 승률은 넘겼지만 지구 4위에 머문 기록이었다.
그러나 대체로 제자리로 돌아갔다. 다저스는 돌아온 터줏대감 맷 켐프가 공격 중심으로 거듭났다. 무명이던 맥스 먼시도 잠재력을 발휘하며 제2의 터너로 인정받았다. 선발진에선 로스 스트리플링이 전반기에만 8승(2패)을 거두며 부상자들의 빈자리를 메웠다. 어느새 5할 승률을 회복했고 지구 선두 싸움에 뛰어들었다. 승패 차이를 -10에서 +10으로 만들고 전반기를 마쳤다. 애리조나에 0.5게임 앞선 1위다. 컵스와 클리블랜드도 5월 중순 이후 정상 궤도에 진입했고 각각 55승38패와 52승43패로 올스타 브레이크를 맞았다.
메츠는 현재 지구 최하위다. 39승55패를 기록했다. 에이스 제이콥 디그롬이 1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5승에 그쳤다. 메츠 타선의 팀 타율은 94경기에서 0.228에 불과했다. 내셔널리그 최하위다. 아드리안 곤살레스, 호세 바티스타 등 '퇴물'로 채운 라인업의 한계였다.
유일하게 파란이 이어지고 있는 지구는 내셔널리그 동부다. 2년(2016~2017시즌) 연속 1위던 워싱턴은 3위(48승48패)에 그치고 있다. 지난해 66승96패로 최하위 필라델피아가 53승42패를 기록하며 1위를 달리고 있다. 2위는 지난해 승률 0.444던 애틀랜타.
두 팀 모두 젊은 선수들의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필라델피아는 새로운 에이스 애런 놀라가 전반기에만 12승을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2.30. FA 영입 투수 제이크 아리에타도 제 몫을 하고 있다. 오두벨 에레라, 리스 호스킨스 등 젊은 타자들도 제 몫을 해 주고 있다. 애틀랜타도 중심 프레디 프리먼이 부상 없이 시즌을 치르고 있고, 아지 알비스와 댄스비 스완슨이 잠재력을 드러냈다. 리그 최고 유망주 로날드 아쿠나도 콜업돼 공격에 힘을 보탰다.
지난해 지구 1위를 차지했던 6개 팀 가운데 5개 팀이 2018시즌 전반기도 선두를 유지했다. 그러나 지루한 레이스는 아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