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민은 올해 쉴 틈이 없다. 올해 초 개봉한 섹시 코미디 영화 '바람 바람 바람(이병헌 감독)'에 이어 여름 극장가 대목에 '공작(윤종빈 감독)'과 '목격자(조규장 감독)'가 관객을 찾아간다. '공작'과 '목격자' 홍보 일정 중임에도 한숨 돌릴 틈 없이 최근 새 영화 '미스터 주(김태윤 감독)' 촬영에 돌입했다.
'공작'과 '목격자', 두 편이 여름 개봉을 확정하자 이성민은 많은 주목을 받았다. 각 투자배급사 별로 가장 자신있는 작품을 내놓는 대목이다. 이런 시기에 '이성민VS이성민'의 대결 구도가 형성됐다는 것은 충무로에서 그의 묵직한 존재감을 방증한다. 치열한 대작 전쟁 가운데 자신과 싸움을 하게 된 이성민은 "같은 시기에 촬영한 것은 아닌데 그렇게 됐다. 양해 부탁드린다. 두 작품 모두 사랑 받았으면 한다"며 웃어보였다.
특히 '목격자'는 이성민에게 큰 의미를 지닌다. 자신있게 내놓는 텐트폴 영화에서 원톱 주연을 맡을 만큼 성장했다는 의미다. 2016년 첫 원톱 주연 영화 '로봇, 소리'로 흥행 면에서 큰 재미를 보지 못했지만 '목격자'는 상황이 다르다. 지난 2년간 이성민을 향한 관객의 신뢰도는 높아졌고, 티켓파워는 강해졌다. '목격자'가 흥행에 성공한다면, 이성민은 원톱 주연배우로서의 가치를 제대로 증명하게 된다.
이성민은 최근 '프로이직러'라는 별명을 얻었다. 필모그래피를 되짚어보면 이보다 더 적절한 별명은 없다. MBC '파스타'에서는 얄미운 레스토랑 대표였고, KBS 2TV '브레인'에서는 권력욕에 찌든 의사였다. MBC '마이 프린세스'에서는 대통령을, MBC '더 킹 투하츠'에서는 가상의 군주를, 영화 '변호사'에서 변호사를, MBC '미스코리아'에서 퇴물 조직폭력배를, tvN '미생'에서 회사원을 연기했다. '공작'으로는 북한 정부의 고위 간부를, '목격자'로는 우연히 살인사건을 목격한 평범한 소시민으로 분한다. 무엇 하나 비슷한 역할이 없다. 그럼에도 전작의 잔상도 없다. 매번 작품마다 같은 얼굴 다른 모습으로 새 옷을 입고 등장해 관객을 놀래킨다.
이성민은 최근 대담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두 작품 연속 상대적으로 신예에 가까운 후배들과 호흡을 맞춘다. '목격자'에서는 배우 곽시양과 '미스터 주'에서는 배정남과 출연한다. 리스크가 큰 결정을 내린 셈이다. 그러나 부담은 없어 보인다. 그 누구와 함께 해도 최상의 케미스트리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목격자' 관계자는 "이성민은 '미생'에서는 임시완과 회사 선-후배 케미스트리를 보여줬고, '바람 바람 바람'에서는 신하균과 매형-처남의 코믹 케미스트리를 그렸다. 상대 배우의 나이나 작품의 장르, 캐릭터의 특징과 관계없이 케미스트리 메이커로서 역할을 톡톡히 했다. '목격자'에서 또한 곽시양과 살인자-목격자의 색다른 케미스트리를 그린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