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된 JTBC '히든싱어 5'에는 '갓데리' 홍진영이 원조가수로 출연해 모창능력자들과 치열한 대결을 펼쳤다.
이날 홍진영은 오프닝부터 특유의 긍정적인 에너지를 발산하며 판정단을 사로잡았다. 그간 '히든싱어'에는 남진·태진아·장윤정 등이 다녀갔던 바, 홍진영은 "선배님들께서 너무 잘하고 가셨지 않나. 제가 여기 나올 정도인가 싶다"며 감격스러움을 표했다. 그러나 이내 "근데 1년에 음원을 한 번씩 발표하곤 하는데, 그때마다 은근히 히트를 치고 있다. 또 제가 은근히 가창력 가수다"고 너스레를 떨어 웃음을 안겼다.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기 전 걸그룹을 준비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홍진영은 "스무 살 때 처음 서울에 올라와 연극을 하는 회사에 들어갔다. 1년 동안 연극을 하다가 가수가 되고 싶어 회사를 옮겼다. '클럽진' '핑크스파이시'라는 이름의 걸그룹을 준비했었다. '스완'으로 데뷔도 했지만, 회사 재정에 문제가 생기며 진짜 백조가 됐다. 이후 지금의 대표님을 만나 트로트 가수로 2009년 데뷔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이어 "트로트 가수로 전향할 때 처음에는 시선들이 그렇게 좋지 않았다. '돈 따라간다'는 얘기를 많이 듣기도 했는데, 그때 나이가 20대 중반이었다. 트로트가 돈이 된다는 생각을 전혀 못 할 때였다. 단지 가수가 되고 싶어 선택한 것"이라며 "트로트 시장에 진출해 트로트 가수들이 할 수 있는 영역을 넓혀보자는 생각으로 열심히 했다"고 덧붙였다.
그런 노력 때문이었을까. 이날 방송에는 현재 트로트 가수로 활동 중인 가수 은하수와 지나유가 출연해 시선을 모았다. 홍진영을 롤모델로 꼽은 두 사람은 팬심을 고백하며 훈훈함을 자아냈다. 특히 지나유는 걸그룹 배드키즈 출신으로, 홍진영과는 공통점이 많았다. 지나유는 "언니처럼 걸그룹 출신이지만, 너무 힘들어서 그룹을 탈퇴하고 트로트 가수로 4년째 활동 중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아 행사도 적고 방송 활동도 많이 못 하고 있다. 수입은 적지만 나이는 점점 먹다 보니 가족들에게 손 벌리기가 좀 그렇더라. 남들 잘 시간에 우유 배달을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이에 홍진영은 "걸그룹 활동을 해봤으니까 알겠지만, 자기가 받아야 하는 시선들과 무게감이 상당히 클 것이다. 그럴 때마다 혼자 삭혀야 할 텐데 꿋꿋이 잘 이겨내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 열심히 하다 보면 좋은 날이 꼭 오지 않을까 한다"고 위로의 말을 건넸다.
홍진영은 매 라운드 턱걸이로 가까스로 최종 라운드에 진출했다. 마지막 미션곡은 홍진영의 데뷔곡이자, 지금의 홍진영을 있게 한 '사랑의 배터리'였다. 홍진영은 "이 노래만큼은 정말 많이 불러봤다"며 자신감을 보였고, 9표 차로 지나유를 꺾고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홍진영은 "저는 제가 떨어질 줄 알고 마음을 놓고 있었다. '이 친구 축하해줘야지' 하고 있었는데 얼떨떨하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고 웃음을 보였다. '히든싱어5' 왕중왕전 진출권을 획득한 유지나는 "평소 자주 듣던 진영 언니 노래를 무대에서 같이 부르니 너무 기쁘고 행복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무엇보다 홍진영의 시작을 함께한 조영수 작곡가는 "보는 내내 감동이었다. 10년 전 녹음실에서 처음 본 친구가 이런 큰 무대의 주인공이 됐다는 게 실감이 안 난다. 장난처럼 '홍진영 음악의 아버지'라고들 말씀해주셨는데, 너무 자랑스럽고 뿌듯했다. 어디 가서 자랑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홍진영 역시 머리 위로 하트를 그리며 화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