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무비의 영향력이 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다. 한류스타 이름값에 의지하는 것이 아닌, 콘텐트 자체 힘으로 이룬 성과다.
최근 국내 개봉과 함께 전세계에 동시기 개봉하는 한국영화들이 늘고 있다. 오는 10월 말 개봉하는 '창궐(김성훈 감독)'은 한발 더 나아가 국내 개봉일을 정하기도 전에 전세계 19개국 동시기 개봉을 확정지었다. 아시아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북미를 포함해 필리핀 4개 대륙 19개국에서 선을 보인다. 모두 한국 개봉일로부터 2주 안으로 시기를 잡았다. 게다가 '창궐'은 전세계 할로윈 시즌을 겨냥해 개봉일을 정했다. 할로윈 시즌은 북미에서 크리스마스와 함께 극장가 대목으로 꼽힌다. 세계 각지의 기대작들과의 대결에 도전장을 내며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창궐'의 전세계 개봉 조짐은 칸 국제영화제에서 열린 마켓에서부터 시작됐다. '부산행'을 투자배급한 NEW의 새 영화로 적극 홍보해 해외 바이어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이 관심은 영화가 완성되기도 전 활발한 판매로 이어졌다. 한국 제작진과 영화에 대한 신뢰도가 쌓인 덕분이다. '창궐'의 해외세일즈를 담당하는 콘텐츠판다 관계자는 "'창궐'의 경우 '부산행'에 버금가는 수준의 세일즈 성과를 거뒀다. 해외 현지의 반응 및 분위기도 그 때와 매우 흡사하다. 국내 개봉을 시작으로 대부분의 나라들이 2주 안에 함께 개봉, 할로윈 시즌에 전 세계 극장가를 강타할 예정이다"고 내다봤다.
비단 '창궐'의 경사만이 아니다. '공작(윤종빈 감독)'은 국내 개봉 이틀 후부터 북미와 호주·뉴질랜드·폴란드·일본 등 해외 곳곳에서 선을 보였다. '공작' 또한 칸 마켓에서 111개국에 선판매된 기염을 토한 바 있다. 아시아를 휩쓴 '신과함께' 시리즈는 2편인 '신과함께-인과 연' 개봉 당시 이례적으로 대만에서 아시아 전역의 언론을 대상으로 프로모션을 진행하기도 했다.
K무비의 선전은 K드라마 한류와는 다소 다른 향상을 띤다. 한류 배우 한 명의 이름값에 기대는 것이 아니라 K무비 콘텐트의 힘으로부터 시작된 성공이기 때문이다. '창궐'의 경우 '부산행'의 성공이 '창궐'의 해외 동시기 개봉으로 이어졌다. '창궐' 관계자는 "'부산행' 해외 세일즈를 하며 해외 바이어들과 신뢰가 쌓였다. 그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파악해 '창궐' 해외 세일즈에 적극 활용했다"면서 "마케팅 시점부터 전세계 동시기 개봉을 준비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