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벤투스(이탈리아)는 3일(한국시간) 이탈리아 토리노의 알리안츠아레나에서 치러진 2018~2019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H조 2차전 BSC 영 보이스(스위스)와 홈경기에서 해트트릭을 터뜨린 디발라의 활약에 힘입어 3-0 완승을 거뒀다. 유벤투스(승점 6)는 2연승을 기록하며 조 1위를 달렸다.
유벤투스는 압도적 경기력을 장담하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레알 마드리드(스페인)에서 이적한 호날두가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아 뛰지 못하기 때문이다. 호날두는 지난달 20일 발렌시아(스페인)와 UEFA 챔피언스리그 1차전 도중 상대 수비 헤이손 무리요와 엉켜 넘어진 뒤 머리를 움켜쥐어 레드카드를 받았다. 호날두는 챔피언스리그 역대 최다골(120골)의 기록 보유자자 지난 시즌 레알 마드리드에서 대회 3연패를 이끈 주인공이다. 최근 유럽 클럽 팀 간 전력 평준화가 이뤄진 것도 유벤투스엔 불안 요소였다.
디발라는 '원맨쇼'를 펼치며 우려를 잠재웠다. 호날두가 뛰던 포지션인 최전방 공격수로 출전한 그는 전반 5분 만에 골네르를 갈랐다. 레오나르도 보누치가 후방에서 준 공을 페널티 지역 왼쪽에서 논스톱 왼발 슈팅으로 연결하는 환상적인 선제골을 뽑아냈다. 첫 골로 긴장이 풀린 디발라는 전반 33분과 후반 14분에 연달아 추가골을 꽂으며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유벤투스 홈 팬들은 '노 호날두, 노 프로블럼(problem)'이라며 디발라의 활약에 박수를 보냈다.
그동안 팀의 간판 골잡이였던 디발라는 올 시즌 2인자에 머물렀다. 세계적 골잡이 호날두가 입단하면서 입지가 좁아진 것이다. 마시모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호날두를 중용하면서 공격 패턴을 그 위주로 짰다. 호날두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대신 디발라에게 처진 공격수 역할을 맡겼다. 호날두와 공격 성향, 플레이 스타일이 비슷한 디발라는 고전했다. 디발라는 최근 6경기 연속 호날두와 공격에서 호흡을 맞췄지만, 지난달 27일 볼로냐전 선제골을 제외하면 골맛을 보지 못했다. 반면 호날두는 최근 4경기에서 3골 3도움을 기록하며 팀 적응을 마쳤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이적 가능성도 제기됐다. 현지 언론은 "호날두의 존재감 때문에 디발라가 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해트트릭으로 실력을 증명한 디발라는 다시 한 번 날아오를 기회를 얻을 전망이다. 2015년 팔레르모에서 유벤투스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그는 차세대 에이스로 기대를 모았다. 홈 팬들은 앞으로 팀의 미래를 짊어질 공격수라는 뜻에서 '라 호야(La Joya·스페인어로 보석을 뜻함)'라는 애칭을 붙였다. 그는 데뷔 시즌인 2015~2016시즌 리그에서 19골을 넣었고, 2016~2017시즌 11골, 2017~2018시즌 22골을 뽑아냈다. 2017년에는 등번호를 21번에서 10번으로 바꿨다. 10번은 '판타지스타(Fantasista)' 유벤투스의 레전드 알렉산드로 델 피에로의 등번호다. 판타지스타는 재주꾼처럼 다재다능한 사람을 가리키는 이탈리아어로 축구에서 득점력·드리블·패스·센스 등이 예술의 경지에 올라 관객을 홀리는 선수를 일컫는 말이다. 디발라는 "호날두가 팀에 큰 힘이 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없더라도 항상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그동안 내가 하고 싶었던 경기"라면서 "지난해에는 초반부터 골을 많이 넣었지만, 올해는 반대"라며 더 많은 득점을 올릴 것을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