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N '알쓸신잡3'가 한 여행 전문 작가의 사진을 허락 없이 사용했다. 시청자들은 '알쓸신잡3'이기 때문에 더 큰 배신감을 느끼고 있다.
17일 오전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알쓸신잡에서 제 사진을 도용했다"는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필명 '이니그마'를 사용하는 사진작가 전영광이다. 전 작가는 "사진 작업을 하면서 TV를 틀어놓고 있었다. '알쓸신잡3' 재방송이 나오고 있었다. 파리 페르 라셰즈 이야기가 나와서 잠깐 고개를 돌렸더니 제 사진이 나왔다"고 말했다.
전 작가는 '알쓸신잡3' 방송화면 캡처와 자신이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한눈에 봐도 같은 사진. 전 작가는 "꼼꼼하게 저작권 표기 부분은 잘랐다. 그렇게 작업할 시간에 제게 연락하셔서 사진 사용 허가를 받는 게 빨랐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많은 누리꾼이 '알쓸신잡3'에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사과 이상의 보상이 필요하며 법적 대응도 고려하라는 조언도 눈에 띈다. '알쓸신잡3' 공식 홈페이지 시청자 게시판에도 항의글이 빗발치고 있다. "예능 표절은 안 되고 사진 무단 사용은 괜찮은가" "인문학과 예술을 논하며 도둑질이라니" 등 격앙된 반응이다.
이와 관련 제작진은 "원작자와 사전 협의 없이 사진을 사용한 점에 대해 작가님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금일 상황을 인지하고 즉시 원작자에게 직접 사과하기 위해 연락을 취하고 있다. 저작권에 대한 협의도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더 큰 문제는 '알쓸신잡3'에 대한 신뢰도가 바닥에 떨어졌다는 것. 전 작가가 사진뿐만 아니라 포스팅 내용까지 표절했다는 의혹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전 작가의 포스팅에 언급된 사람과 김영하 작가가 얘기한 사람이 짐 모리슨, 쇼팽으로 같다는 게 의심의 근거다.
전 작가는 "페르 라셰즈는 파리에서 가장 큰 공동묘지다. 많은 문인, 화가, 음악가가 이곳에 잠들어있다"며 '알쓸신잡3' 제작진이 작성한 대본을 김영하 작가가 읽었을 것이라고 추측했다. 하지만 이 점에 대해서는 "프랑스 묘지 언급이 대본에 따른 것이라는 의혹은 사실이 아니다. 제작진의 가이드는 일절 없었다"고 부인했다.
이아영 기자 lee.ayoung@jtbc.co.kr 사진=tvN 방송화면, 전영광 작가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