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오후 서울 용산구 CGV 아이파크몰점에서 영화 '여곡성(유영선 감독)' 언론배급시사 및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여곡성'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안의 상상할 수 없는 서늘한 진실과 마주하는 이야기를 그린다. 동명의 1986년작을 리메이크한 작품. 서영희, 손나은, 이태리, 박민지 등이 출연하며 '마녀(2013)'의 유영선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30년이 훌쩍 지난 유명 원작으로 원작으로 하기에 많은 기대를 받았다. 그러나 2018년에 맞게 어떤 방향으로 변형됐는지, 원작을 보지 못한 세대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궁금증이 남았던 상황. 유 감독은 원작의 뼈대는 그대로 살리되 촬영 기법 등에서 현대화를 꾀했다. 유 감독은 "워낙 유명한 작품이라 부담이 됐다. 연출 제안을 받고 고사를 하기도 했다. 어떤 면에서는 영광스러운 일일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텔링을 살리고 가고자 했다. 구성과 스토리텔링을 그대로 가되 캐릭터에 현대적 색채를 입혔다. 공포신에서는 다이나믹한 앵글과 콘티를 활용했다. 원작을 모르는 10~20대도 흥미롭게 볼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연출 의도가 잘 맞아 떨어졌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 2000년대 방송되던 납량드라마 '전설의 고향'이 떠오르기도. 유 감독은 촬영 기법 이외에도 여성 캐릭터의 성격을 변형시키며 요즘 세대들의 마음을 얻고자 했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시어머니와 며느리들의 관계가 달라졌다. 원작에서 굉장히 수동적이었던 캐릭터들에 능동적 자세를 부여했다"고 말했다.
신씨 부인 역할을 맡은 서영희는 어린 배우들 사이에서 중심을 잡는다. 양반가 안주인의 차갑고 우아한 모습부터 험한 액션 연기까지 소화했다. "원작의 배우가 잘해주셔서 걱정이 많았다. 걱정이 됐는데 잘 보여졌을지 또 걱정이 된다"고 말한 그는 "여성의 이야기를 다르는 영화에서 주인공을 맡게 돼 기쁘다. 제가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다. 이런 좋은 기회에 손나은과 함께 하게 돼 영광이었다. 다음에도 이런 시나리오가 많이 나와 영화화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에이핑크 손나은은 '여곡성'으로 스크린에 데뷔한다. 부담도 기대도 모두 그를 향한 상황. 손나은은 "드라마도 몇 편 했었지만 영화에 관심이 많았다. 그러던 와중에 '여곡성'을 만나게 됐다. 좋은 기회를 통해 함께하게 됐다. 워낙 사랑받았던 원작을 바탕으로 해 부담도 컸지만 잘 해내고픈 마음이 컸다. 감독님과 선배님의 도움을 받아 촬영했다"는 소감을 밝혔다. 이어 "옥분의 심경 변화에 따른 표정과 말투의 변화에 대해 고민을 많이 했다. 연기적인 부분도 있지만 메이크업이나 한복 색상으로도 옥분의 욕망을 표현하려고 했다"며 기울인 노력을 전했다.
원작에서 가장 유명한 장면으로 회자되는 지렁이 국수 장면도 그대로 등장한다. 2018년의 CG 기술이 들어가 원작보다 리얼하다. 서영희는 "지렁이 국수 장면은 많은 분들이 기대하는 장면이라 걱정도 됐다. 지렁이 국수는 꾸물꾸물 잘 나온 것 같다. 만족한다"며 웃었다.
특히 '여곡성'은 배우들의 촬영장 귀신 목격담으로 자의 반 타의 반 홍보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날 현장에서도 어김없이 귀신 목격담이 언급됐다. 손나은은 "세트장 숙소가 귀신이 나오기로 유명하다고 하더라. 잠깐 씻기 위해 들어가면서도 겁을 먹었다. 머리를 말리다가 누군가 보고 있는 것 같아서 봤더니 진짜 누가 보고 있더라. 매니저인줄 알았는데, 나중에 알아보니 아니라고 하더라. 문도 잠겨있었고 키도 가지고 있었는데, 소름이 끼쳐서 귀신이 아닐까했다. 옆방의 서영희도 귀신을 느꼈다고 해서 나중에 이야기하며 정말 무서웠다"고 전했다. 또 유 감독은 "홍보 때문에 귀신 목격담을 이야기하는 것 아니냐고 하시는데 아니다. 스태프들이 잠을 잘 못 잘 정도였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