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쇼크' 수준의 3분기 실적을 낸 종합가구기업 한샘이 리하우스 패키지로 반전을 노리고 있다. 정부의 주택 정책에 따라 흔들릴 수밖에 없는 매출 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리모델링 상품을 강화한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강력한 경쟁자로 떠오른 현대리바트와 이케아의 추격은 한샘만의 전국 단위 네트워크와 대리점을 통한 서비스로 견제한다는 방침이다.
한샘은 국내 가구 및 인테리어 시장의 절대 강자로 통한다. 지난해 매출 2조600억원과 영업이익 1405억원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가파르게 치솟던 한샘의 매출은 2018년 들어 떨어지기 시작했다. 특히 올해 3분기 매출은 428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8.8%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71% 가까이 줄었다. 이 같은 실적 부진에 주식시장도 요동쳤다.
한샘이 부진한 가장 큰 원인은 주택 거래량 감소에 있다. 현정부는 다주택자 및 재건축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아파트 매매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올해 상반기 주택 매매 거래량 역시 전년 대비 4% 이상 줄어든 43만7395건에 그쳤다. 각종 가구 등을 취급하는 한샘으로선 주택 거래가 줄어들수록 매출에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 말부터 불거진 사내 직원 간 성폭행 이슈도 한샘이라는 브랜드에 생채기를 냈다.
현대리바트의 맹추격도 한샘의 입지를 위태롭게 하고 있다. 2012년 5049억원이던 현대리바트의 매출은 2017년 8884억원으로 성장했다. 연평균 영업이익이 90%에 달한다. 모기업인 현대백화점그룹의 공격적인 인수합병과 유통 인프라가 현대리바트의 뒤를 받치고 있다.
일부에선 "한샘과 현대리바트가 디자인과 가격 경쟁력 면에서 큰 차이가 없다"는 분석도 나온다. 한샘은 탄탄한 네트워크와 실용적인 서비스를 내세워 현대리바트와 차별화하고 있다.
한샘의 한 관계자는 "한샘은 전국 각지에 대리점과 시공 팀이 흩어져 있다. 제품의 설치나 애프터서비스(AS) 등을 업계 내에서도 지역적 제약을 떠나 가장 원활히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현대리바트 등 여러 경쟁업체들이 선전하고 있지만 한샘만의 강점은 아직 따라올 수 없는 부분이다"고 말했다.
한샘은 주택 매매 감소에 따른 위기에서 벗어나기 위해 2년 전 론칭한 리하우스 패키지에 다시 힘주고 있다.
리하우스 패키지란 한샘이 주방이나 욕실은 물론이고 바닥재와 몰딩까지 하나의 컨셉트를 잡고 공간을 스타일링하는 제품이다. 패키지 종류가 다양하고, 세부 옵션에 따라 소재 등을 바꿀 수 있어서 획일적이지 않다. 거주자의 개성을 살릴 수 있다는 부분도 강점이다. 한샘은 리하우스 패키지를 키우기 위해 200∼400평 규모의 전시장을 2020년까지 50개로 늘린다는 방침이다.
한샘 관계자는 "여러 규제 강화로 재건축 시장이 침체되면서 신규 아파트가 줄어드는 반면 노후 주택이나 아파트를 리모델링하는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며 "워크 플레이스에 특화된 보다 전문화된 가구 등 분야는 향후 지속적으로 보강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